정본 백석 시집 | 백석

해아심이 2017. 12. 29. 16:35


 1판 21쇄, 2014.10.8, (주)문학동네


백석시인의 시를 처음 접한 것은

강신주의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을 통해서이다.

몇 번이고 서점에서 그의 책을 보았지만, 선뜻 들지 못하고 매번 다음으로 미루었었다.

우연히 다른 책과 함께 그의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책머리에서 이 시집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에 대하여 자세하게 나와 있고,

시 하나 하나에 방언등에 대하여 일일이 풀이를 해 주고 있다.

특히나 시인은 평안북도 출생으로 그 지방의 사투리가 시에 그대로 살아 있는 반면,

시를 읽으며 어느 정도의 느낌은 있지만, 무슨 뜻인지 하는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어

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의 시에는 그림(의태어)과 음악(의성어)가 즐비하다.

새벽녘의 거리엔 쾅쾅 북이 울고, 밤새껏 바다에선 뿡뿡 배가 울고(통영,p.67)

까알까알하는 너이들의 즐거운 말소리가 나면, 나는 내마을 그 아는 사람들의 지껄지껄하는 말소리같이 반가웁고나(오리,p.70)

저기는 그늘 그늘 여기는 챙챙-(황일, p.74)

산듯한 청삿가리 우에서 찌륵찌륵(물닭의 소리, 삼호, p.105) 등등

그의 시 곳곳에는 이러한 표현들이 즐비하다.

그래서 그의 시에는 소리가 있고, 화면들이 존재한다.


고형진의 '백석의 시세계와 시사적 의의'에서 나의 이러한 느낌을 정확하게 대변할 수 있는 이유를 찾았다.

"백석이 가장 즐겨 사용한 것은 반복과 나열과 부연으로 어떤 사실이나 정황등을 줄줄이 이어나가는 '엮음'의 구문이다. 엮음 아라리, 사설시조, 휘모리잡가 등과 같은 전통시가의 주된 표현 형태인 이 엮음의 구문은, 말이 연속적으로 엮어지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기본적으로 흥미와 속도감을 유발한다"(p.294)


이 시집에서 특히 다가오는 시는

통영(p.27)

     미역오리같이 말라서 굴껍지처럼 말없이 사랑하다 죽는다는

수라(p.54)

     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

     내 손에 오르기라도 하라고 나는 손을 내어미나 분명히 울고불고할 이 작은 것은 나를 무서우이 달어나버리며 나를 서럽게 한다

두보나 이백같이(p.158)

     먼 타관에 난 그 두부나 이백 같은 이 나라의 시인도

     이날은 그 어뉘 한고향 사람의 주막이나 반관을 찾어가서

     그 조상들이 대대로 하든 본대로 원소라는 떡을 입에 대며

     스스로 마음을 느꾸어 위안하지 않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