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맹 | 아고타 크리스토프

해아심이 2018. 7. 11. 16:38


 초판 3쇄, 20180705, 한겨례출판, 백수린옮김. 마샘 6번째 선정도서, 20180711讀


#북레터 상상상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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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샘의 6번째 주제는 '난민'이야기로 보인다.

최근 제주도의 예멘 난민과 관련하여 사회의 반응에 올바른 인식을 위해서 선정된 주제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 도서는 솔직히 어렵다

왜? 너무 간결하다. 너무 생략되어 있고, 너무 축약되어 있고, 너무 독자에게 모든 것을 맡겨 버렸다.

특히나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작가에 대한 문외한인 경우에는

이 도서만으로는 난민의 갈등이나 어려움을 더더군다나 공감할 수 없다.

다만, 중간 중간 파편적으로 이러한 문제들이 있겠구나 하는 느낌은 있지만 말이다.

이 도서는 '난민'의 어려움을 이야기 했다기 보다는

한 인간이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겪은 자신의 이야기를 짤막하게 남겨 놓은 메모성 작품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다고 생각된다.

물론, 그의 여러 작품과 수상 이력이 있지만, 나는 이 작가를 모른다.

그의 작품을 더 접하게 되면 이 도서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할지는 모르겠다.

<문맹>

사전적인 의미로는 '배우지 못해서 읽거나 쓰지 못하는 사람'이다.

자신이 나고 자란 곳에서 삶을 영위했다면 문맹의 처지는 없었겠지만,

낯선 곳이고, 더구나 삶의 기본인 언어가 생소하다면 우리는 누구나 문맹이 되지 않겠는가?

그게 꼭 난민이 아니여도 말이다.

꼭 언어적인 문맹이 아니더라도, 문화적인 차이로 홀로 떨어진 느낌을 갖는 것도 비일비재하다.

이 또한 문맹의 한 종류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 때문에 문맹은 해소가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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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 매일 읽기만 해'

'쟤는 다른 것은 아무것도 할 줄을 물라' (13쪽)


나는 프랑스어 또한 적의 언어라고 부른다. 내가 그렇게 부르는 이유는 하나 더 있는데,

이것이 가장 심각한 이유다. 이 언어가 나의 모국어를 죽이고 있기 때문이다.(53쪽)


그들은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초콜릿과 오렌지를 주며 담배나 심지어는 돈을 주기도한다.

이런것들 때문에 우리는 이제 강제 수용소가 아니라 동물원을 떠 올리게 된다.(81쪽)


내 나라를 떠나지 않았다면 나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더 어렵고, 더 가난했겠지만,

내 생각에는 또 덜 외롭고, 덜 고통스러웠을 것 같다. 어쩌면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82쪽)


사람들은 우리를 보면 웃고 우리에게 말을 건다. 하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사막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사회적 사막, 문화적 사막, 혁명과 탈주의 날들 속에서 느꼈던 열광이

사라지고 침묵과 공백, 우리가 중요한 어쩌면 역사적인 무언가에 참여하고 있따는 기분을 느끼게 했던

나날들에 대한 노스탤지어, 고향에 대한 그리움,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이 뒤따른다(89쪽)


스위스에 도착하고 5년 후, 나는 프랑스어로 말을 하지만 읽지는 못한다.

나는 다시 문맹이 되었다. 네 살부터 읽을 줄 알았던 내가 말이다. (109쪽)


이 언어는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운명에 의해, 우연에 의해, 상화엥 의해 나에게 주어진 언어다.

프랑스어로 쓰는 것, 그것은 나에게 강제된 일이다. 이것은 하나의 도전읻.

한 문맹의 도전(112-113쪽)


모국어의 경계 밖에서 헤엄치는 일은 매우 험난하고, 때로는 위험하며, 나를 기진맥진하게 만드는

도전의 연속이지만 동시에 그것은 흥미진진한 모험이다. 외국어를 읽는 동안 나는 가 닿을 수 없는

수평선처럼 그곳에 있는, 누군가의 모국어와 내 발을 묶고 있는 나의 모국어 사이 어딘가에서 대양을

가로지르는 은빛의 물고기처럼 자유롭다.(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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