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제인 | 개브리얼 제빈
초판 2쇄, 20181001, 문학동네, 개브리얼 제빈, 엄일녀 옮김. 마샘 북상상 10월선정, 20181211~20181213 讀
이 책은 마샘 북상상 10월 선정 도서이다.
이 책의 주제는 뒷부분에 나온다
고등학교 때 당신은 [주홍글씨]를 읽었고, 인터넷이 바로 그런거로군 하는 생각이 든다.(358쪽)
그렇다! 주인공에게 새겨진 주홍글씨! 예전시대에는 그 지역내에서만 알게되는 형벌이었을지 모르지만, 지금의 시대는 모든 이들에게 알려지는 형벌이다. 그것의 매개체가 인터넷이고 사람들의 지나친 호기심이며, 이해할 줄 모르는 감성이다.
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풍경이 살얼음위를 걷다가 얼음이 깨져서 물에 빠진 사람이다. 그 사람을 꺼내어 담요를 덮어주고 따뜻한 물을 주며
보살펴야 하지만, 주인공의 일은 그렇지 못하였다. 왜? 그게 살얼음이라는 건 알지만 빠진다는 것과 빠진후의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한
어린 판단력을 어느 누구도 용납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주인공은 주홍글씨를 덮어 버리고, 제인이라는 타인처럼 살았지만,
주홍글씨의 주인공처럼 많은 이들의 따뜻함을 받으며 그 삶 속에서 자신이 다져져 이제는 당당하게 나설 수 있는 이가 되었다.
살얼음에 빠져서 건져주는 이가 있다 하더라도 결국은 자신이 다시 일어서야 한다.
수치스러움을 거부하고!
그리고, 주인공이 이야기 한 것처럼 타인의 인생에 관심을 갖는다 하여도 그건 남의 사정이다. 그 사람을 이해한다는 입장도
자신의 얄팍한 생각일 뿐이다. 나는 그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함부로 타인에 대해서 평가할 바가 아니다.
어쩌면 그 엉뚱한 평가가 또다른 주홍글씨를 새기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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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네가 알아서 할 일이지만, 나라면 말하지 않겠어. 아비바는 사리분별을 못할거야. 너와 같은 시각에서 일을 바라보지 못할 거고
이러나저러나 배신은 배신이니, 애는 분명 널 배신자로 볼거다. 네가 말만 안 하면 십중팔구 네가 고자질했다는 걸 평생 모르겠지만"
(32쪽)
"요는, 관성ㅇ이 있다는 거지. 이왕 시작했으니까 쭉 밀고 나간다는 관성 같은게 분명히 있어. 히틀러를 봐라. 레이첼" (34쪽)
"나도 모르지. 하지만 넌 자유의지를 가진 여성이고, 우리 딸, 몇 가지 선택지가 있어. 넌 그 구두를 샀지만, 결혼식 말고 오페라에 신고
갈 수도 있는 거지. 오페라 극장에서 신으면 아주 근사할거야. 내가 그 구두 얘기를 꺼내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다" 엄마는 나를 보고 싱긋
웃으며 내 허벅지를 가볍게 토닥였다. "구두 진짜 이뻐" (36쪽)
"왜냐면...." 왜냐면 우리 어머니가 당신한테 가라고 조언했으니까? 나는 왜 그에게 가지 않았을까?
"왜냐면 이 문제를 여자 대 여자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43쪽)
나는 로즈에게 전화를 걸어 몽땅 까 발리고 싶었지만, 관 뒀다. 아무 일도 없었다. 특별한 건, 인생에서 행복의 열쇠는 언제 입을 다물어야
하는지 아는 것이다. (50쪽)
"기억하고 말고요, 선생님 말도 믿어요. 문제는 다른 사람들 눈에 어떻게 비치는가 하는 겁니다. " (87쪽)
나는 내가 몇 가지 컴플렉스의 당당한 보유자임을 밝히는 바이다. 하지만 누군들 안 그렇겠는가?
생각해보면, 사람이란 기후와 풍토에 대응해 지어진 구조물에 지나지 않는 것 아닌가? (111-112쪽)
나는 일 년 동안 빈 화분에 물을 주었고, 처음엔 뿌리가, 그 다음에 잎새가 하나 둘 살아나더니, 이때쯤 지나서는 짜잔! 다시 꽃을 피웠다.
그것이 결혼과 난에 대해 내가 아는 바이다. 둘 다 의외로 죽이기 힘들다. 그것이 내가 슈퍼마켓 출신의 우리 난을 사랑하는 이유이고,
유부남을 사랑하지 않는 이유이다. (133쪽)
"물어볼 수도 있고, 말해줄지도 모르지. 그래도 그건 남의 사정이야. 네가 알 권리가있는 과거는 오로지 너 자신의 과거뿐이야"
(148-149쪽)
"우린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 루비. 무엇을 밝힐지 말지 선택하는 건 거짓말과 다르지. 네 엄마는 지금 제인 영이고.~"(216쪽)
"하지만 분홍색은 어릴 때부터 여자들에게 강요되어 왔다는 점 또한 기억해 둘 필요가 있지. 가령 어느 아기옷 가게를 가나 하나같이
여자애 옷은 분홍, 남자애 옷은 팔이지. 그러니까 분홍색 옷을 입지 않겠다고 저항하는 건 여성들에게 부여된 구시대적 사고방식에
저항하는거야"
"흠. 하지만 사람들이 그러는 게 분홍색 잘못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분홍색을 볼 때의 기분을 파란색을 보면서 똑같이 느끼는 사람도
없고요. 여자애들한테 분홍색이 강요되는 만큼 남자애들한테도 파랑색이 강요되니까, 그 문제는 복합적인 것 같아요. 제 생각에 문제는
뉘앙스인 것 같은데, 이건 제가 새롭게 좋아하게 된 낱말이에요. 니앙스란 건." (249쪽)
저는 제가 일하는 엄마였다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재미있쪼. 이 '일하는 엄마'라는 단어 말예요. '일하는'은 꾸미는 말이고 '엄마'가
명사입니다.'노동자-엄마'라고 하지도 않고, '엄마하는 노동자'라고 하는 법도 없죠... 사람들은 엄마 부분을 강조하면서 노동자 부분을
낮잡아 보길 바라더군요. 저는 제 아이들이 자랑스러웠지만, 그에 못잖게 제 일도 자랑스러웠습니다....(261~262쪽)
진정한 신념은, 어떤 것이 옳다는 것을 자신에게 불리해진 뒤에도 믿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제 아들들에게 하는 말이죠.(263쪽)
"제 말은, 페미니스트까지 갈 것도 없다는거뵤. 그러니까, 저는 여자이기 전에 인간입니다" (303쪽)
"아냐, 여기 있어. 만약 저 여자가 죽었다면 수사가 이뤄질테고, 넌 나의 증인이야. (중략)
.......
"미안해, 아비바" 하원의원이 말한다.
"뭐가요?" 당신은 무심결에 말한다. "저 할머니가 들이받은거잖아. 당신 잘못은 아닞지"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347-348쪽)
고등학교 때 당신은 [주홍글씨]를 읽었고, 인터넷이 바로 그런거로군 하는 생각이 든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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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그 광장에 영원히 서 있게 될 것이다.
당신은 죽을 때까지 주홍글씨를 가슴에 새기고 있게 될 것이다.
당신은 선택지를 고민한다.
선택지가 없다(358쪽)
불가능하다. 삶은 가차없이 앞으로만 흘러간다. 다음 쪽으로 넘어거든가 그만 읽든가 둘 중 하나다.
읽기를 그만두면, 이야기는 끝난다. (359쪽)
"내가 왜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하죠? 그 온갖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 때 당신들 중 달려와서 나를 옹호해 준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는데."
"없었죠. 달려갔어야 했을지도요. 하지만 당신과 레빈 사이에 힘의 불균형은 애매한 구석이 있어요. 나는, 어느 면에서는, 당신을 옹호하지 않는 것이 보다 큰 공공의 이익에 부합했다고 봐요. 그는 훌륭한 하원의원이에요. 여성 문제에 대한 의견도 훌륭하고요. 완벽한 건 아니지만,"
(369-370쪽)
"문제는, 성별이 실재한다는 거예요" 교수가 말한다. "성별 차이는 엄연히 존재하고, 법은 그것을 반드시 인정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그 법은 불공정합니다" (370-371쪽)
"페미니즘은 모든 여성이 가지는 스스로 선택할 권리입니다. 사람들이 당신의 선택을 좋아해야 할 이유는 없어요, 아비바. 하지만 당신에게 선택할 권리가 있죠. 엠베스 레빈도 선택할 권리가 있는 거고요. 지지 시위 같은 걸 기대하면 곤란하죠"(371쪽)
"무언가를 귀하게 여긴다는 건, 사랑한다는 거야"(375쪽)
"하나만 물어도 될까" 당신이 말했다. "어떻게 그 스캔들을 극복했어?"
그녀가 말했다. "수치스러워하기를 거부했어"
"어떻게?" 당신이 물었다.
"사람들이 덤벼들어도 난 가던 길을 계속 갔지" 그녀가 말했다. (39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