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사귀 하나가 | 까비르

해아심이 2019. 9. 11. 07:45


잎사귀 하나가


                                                         까비르


잎사귀 하나가

바람에 나려

가지에서 떨어져 내리며

나무에게 말하네.

"숲의 왕이여.

이제 가을이 와

나는 떨어져

당신에게서 멀어지네"


나무가 대답하네

"사랑하는 잎사귀여

그것이 세상의 방식이라네

왔다가 가는 것"


숨을 쉴 때마다

그대를 창조한 이의 이름을 기억하라.

그대 또한 언제 바람에 떨어질지

알 수 없으니,

모든 호흡마다

그 순간을 살라.


                                 - 류시화 <아침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