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김수현

20171023,1판42쇄, 마음의 숲, 김수현, 20210626 미용실에서 讀
미용실 탁자 위에 놓여진 책
기다리는 무료함때문에 무심코 집어 들었다가 한 권을 다 읽고 나왔다.
가벼운 듯 읽히지만, 역시 가볍지만은 않다.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있다.
그 중에서
'내가 나 답지 못하게 살고 있는' 원인은 바로!
위기의 부재(77-79쪽), 어려서부터 정해진대로 하라는대로 길들여진 것.
그리고 또 하나!
방황의 부재(233-235쪽), 호기심을 펼치고 새로움을 접하고 도전의 기회를 잃어버린 것.
이 두개의 부재가 '나'를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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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열한 인간들로부터 스스로의 존엄함을 지키기 위하여,
우리에겐 최소한의 저항이 필요하다. (프롤로그 중)
그야말로 가치는 잊은 채 서로의 값어치만 묻는, 숫자의 삶이다.
그런데 숫자라는 건
언제나 비교하기 쉽고 서열을 매기기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세모와 동그라미를 비교하여 서열을 매길 수는 없지만,
1과 2를 비교하여 서열을 매기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결국, 숫자의 삶이란
쉴 새 없이 비교되며 서열이 매겨지는 삶인 것이다. (30쪽)

소설가 김형경은 <사람풍경>에서
사랑의 반대말은 증오나 분노가 아니라 무관심이듯,
생의 반대말은 죽음이나 퇴행이 아니라 방어의식이라 이야기 했다.
방어의식은 사람을 영원히 자기 삶 바깥에서 서성이게 한다. (42쪽)
심리학자 제임스 마샤는 자아정체성의 성취 정도에 따라
정체성을 4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그 4가지 유형은 성취, 탐색, 폐쇄, 혼미 정체성인데
언구에 따르면 한국인은 대다수가 낮은 정체성 지위인
폐쇄지위(74.4%)에 놓여 있었다.
폐쇄 지위란 기준의 사회 가치 체계를 그대로 순응하고 전념한 유형인데,
이론에 따르면 이 지위가 낮은 정체성에 있는 이유는
위기의부재에 있다. (77쪽)
여기서 말하는 위기란
(....)
목표, 가치, 신념에 대하여 자문하며 투쟁한 적이 없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투쟁하지 못했을까?
이는 자신에 대한 탐색과 자문의 과정을 권하지 않는
사회 문화에서 시작됐다.
(....)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상에 맞추는 것을
아름다운 삶이라 여긴 것이다. (78쪽)
그 결과 많은 이들이 자신의 신념과 철학은 커녕
자신에 대한 윤곽선도 그려내지 못하고
자소서 대신 자소설을 쓰게 된다.
그리고 이 상황을 끝까지 해결하지 못하는 보다 결정적인 문제는,
지독한 의존심에 있다.
어린 시절, "너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어른을 따라야 한다"는 말은
아이가 나약하고 열등한 존재임을 각성시켰다.
많은 부모는 아이의 나약함과 열등함을 이유로
자율성을 허락하지 않으며,
아이가 어른이 되는 [과정]을 빼앗았다.
[과정]없이 어른이라는 [결과]만 남은 이들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 내리는 것을 두려워하기에
나이를 먹어서도 멘토를 찾아 다닌다.
(....)
나답게 산다는 것은 경험과 탐색 속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법을 익히는 일이다. (79쪽)
그런데 문제는 나이를 먹어서도 우리의 꿈이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될 것인가'에 머물러 있을 때 발생한다. (93쪽)
그러니 이제 실패를 통해 길러낸 안목과 취향으로
내게 가장 좋은 한 가지를 찾아내자.
삶이란 결국 내게 가장 잘 어울리는
질 좋은 옷 한 벌을 찾는 일이다. (103쪽)
세상에는 우리의 불안을 이용해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도처에 널려있고,
뭣이 중헌지를 모르면 현혹되는 법이다.
(.....)
당신의 삶을 위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
그 목적을 세우고 방법을 찾자
당신의 목적을 충분히 의식하고 실천하는 것.
안도감이란 그 곳에 있다. (150쪽)
사회가 개인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개인주의 사회가 주로 개인의 '죄책감'을 사용한다면,
집단주의 사회는 주로 '수치심'을 사용한다.
죄책감이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이라면,
수치심은 타인을 통해 바라본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이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통제하며, 끊임없이 타인을 의식하도록 요구한다. (164쪽)
생활기스는 아무리 잘 관리해도 피할 수 없기에
마음을 졸이고 우울해 하는 것보단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는 편이 낫다.
생활기스를 완전 파손으로 분류하고
새로 구매한다면 남아나는 살림이 없을 테니까. (181쪽)
관계 결벽증의 결말은 외로움일 뿐
결국 자기 혼자 손해이다.
그렇기에 관계에 흠집이 갔다면 잘 살펴야 한다.
이 흠집은 우정 혹은 사랑이
더는 제 기능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완전 판손인지
아니면 관계의 밀도를 생각하며
너그러움을 발휘해야 하는 생활 기스인지 말이다. (182쪽)
밥그릇을 놓고 협박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 외에
비굴함까지 강요하는 상사가 아무리 졸렬하다해도
겨우 그런 인간들 때문에 삶의 방향을 수정할 필요는 없다.
그 이유로 그만둔다면 그건 자신의 삶에서
그 사람의 영향력을 높이는 일이다. 그럴 만큼 그 사람은 대단한 존재인가..
(....)
돈 때문에 일하는 건, 비굴한 게 아니라 당연한 것이며
버티는 건 부끄러운 것도 비참한 것도 아니다.
다만, 그런 인간들보다 자신의 삶이 소중한 것 뿐이다. ( 210쪽)
<헝거게임>
(....)
영화에서처럼, 생존경쟁에 내몰리는 이들은
자신보다 약한 이들을 밀어내며 잠깐의 안도감을 얻는다. (230쪽)
하지만 내가 살기 위해 다른 이를 내모는
이 불합리한 게임을 멈추지 않는 한,
어느 누구도 안전할 수 없다.
(....)
우리의 안전은 서로를 밀어낼 때가 아니라
서로의 울타리가 되어줄 때 얻어진다.
그러니 은근한 차별과 밀어내기 경쟁을 중단하자.
이 잔인한 게임을 멈추지 않는 한,
다음 차례는 나 자신이 될 것이다. (231쪽)
김현철 정신과 의사는 헝가리, 일본, 우리나라의 공통점으로
'방황이 허락되지 않은 사회'를 이야기 했다. (233쪽)
많은 이들은 높은 행복도를 보이는 북유럽 국가를 이상적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레오 보만스에 따르면 북유럽 국가들의 높은 행복감은
높은 소득이나 복지시스템의 결과가 아니라
넘치는 자유, 타인에 대한 신뢰, 다양한 재능과 관심에 대한
존중에 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 반대 지점에 있다.
자유의 박탈, 획일적인 삶의 강요, 타인에 대한 불신 (235쪽)
삶이란 오랜 여정이다. 최대한 가볍게 살아가야 지치지 않는다.
그러니 삶을 조금 더 가볍게 하고 싶다면
불안한 마음에 버리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한번 마주하고
그것들을 덜어내는 용기를 갖자. (245쪽)
즐거움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며 가능한 어릴 때부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즐겁게 할 수 있는 놀이와 방법을 익혀야 한다.
그건 구질구질하거나 초라한 것이 아니라
언제든 쉽게 행복해지는 일이다.
(....)
우리 자신의 삶을 위해
창조성과 상상력을 발휘할 순간이다. (253쪽)
피천득은 <장수>라는 글에서
'기계와 같이 하루하루를 살아온 사람은
팔순을 살았다 하더라도 단명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매일 비슷한 패턴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삶의 무수한 가능성과 다양성을 압축해 버리는 일이고,
자신의 삶을 잃어버리는 일이다.
(....)
우리가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은
손에 있는 생명선을 팔목까지 연장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풍경을 마주하는 일이다. (249쪽)
인생에 여백과 바보 비용을 둘 것.
(...)
삶도 이와 유사하다.
계획대로 딱 들어맞게 재단되는 삶은 없다.
(....)
그러니 자책하고 후회하기 보다는
실수와 오차를 위한 여백과
바보스러움에 대한 예산을 책정하는 편이 낫다. (264쪽)
사람들은 행복하고 싶다 말하면서
무엇이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지조차 알려고 하지 않는다
행복은 어느 날 아침 식탁 위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
나는 뭇엇으로 행복한가
나는 무엇으로 회복하는가
나는 어느 순간 살아있음을 느끼는가 하는
자신의 행복을 다루는 노하우이다. (271쪽)
want + can = do 라는 단순한 공식.
대신 열심히. (275쪽)
냉담한 세상에서 인간성을 잃지 않고 살아가기 위하여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조금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부당함과 모욕과 불안에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
그리고 나와 타인을 위해,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자신의 몫을 해야 한다.
보통의 존재가
내가 아닌 것을 시기하지 않으며
차가운 시선을 견디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살아가기 위하여. (284쪽)
※ 삽입된 명언
의학, 법률, 경제, 기술 따위는 삶의 도구가 되지만
시와 아름다움, 낭만과 사랑은 삶의 목적인거야.
- <죽은 시인의 사회> 중에서
걱정은 내일의 슬픔을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힘을 앗아간다.
- 코리 덴 붐
행복은 깊이 느낄 줄 알고,
단순하고 자유롭게 생각 할 줄 알고,
삶에 도전할 줄 알며
남에게 필요한 삶이 될 줄 아는 능력으로부터 나온다.
-스톰 제임스
자유롭게 살고 싶거든
없어도 살 수 있는 것을 멀리하라.
- 톨스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