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박노해 시
H126. 내인생의 모든 계절 | 박노해
해아심이
2022. 7. 28. 19:28
내 인생의 모든 계절
박노해
봄은 볼게 많아서 봄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보는 봄
여름은 열게 많아서 여름
내 안쪽으로도 문을 여는 여름
가을은 갈 게 많아서 가을
씨앗 하나만을 품고 다 보내주는 가을
겨울은 겨우 살아서 겨울
벌거벗은 힘으로 뿌리를 키우는 겨울
그러니 내 인생의 봄 가을이 모두 다 희망
길어진 여름 겨울도 모두 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