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명언, 시 등

H155. 좋은 것 _ 김남조

해아심이 2022. 8. 1. 08:34

 

좋은 것

                                 김남조

 

좋은 건 사라지지 않는다

비통한 이별이나

빼앗긴 보배스러움

사별한 참 사람도

그 존재한 사실 소멸할 수 없다.

 

반은 으스름, 반은 햇살 고른

이상한 조명 안에

옛 가족 옛 친구 모두 함께 모였느니

 

죽은 이와 산 이를

따로이 가르지도 않고

하느님의 책 속

하느님 필적으로 쓰인 가지런히 정겨운 명단 그대로

 

따스한 잠자리,

고즈넉한 탁상등

읽다가 접어 둔 책과 

옛 시절의 달밤, 

막 고백하려는 사랑의 말까지

좋은 건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 세상에 솟아난

모든 진심인 건

혼령이 깃들기에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