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명언, 시 등

H180. 너에게 쓴다 _ 천양희

해아심이 2022. 8. 5. 20:23

 

너에게 쓴다

                                         천양희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길이 되었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

 

꽃 진 자리에 잎 피었다 너에게 쓰고

잎 진 자리에 새가 앉았다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일생이 되었다. 

마침내는 내 생 풍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