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양광모 시

H453. 소나무 _ 양광모

해아심이 2022. 9. 19. 10:24

소나무

                            양광모

 

겹겹이 터지고 갈라진

저 껍질 속에

오래 이 민족을 먹여 살린

누런 소 한 마리가 들어앉아

사시사철 푸른 쟁기질을 멈추지 않는데

누군가라도 알아주기를 바랄 때는

솔방울 툭 툭 발가에 떨어뜨리는 것이니

그런 날에는 가던 걸음 멈추고 다가가

굽은 등짝 한 번 슬며시 쓰다듬어 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