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 가을엔 말 없이 사랑하게 해 주소서 | 이채
해아심이
2014. 11. 3. 07:09
이 가을엔 말 없이 사랑하게 해 주소서
이채
남자는 마음으로 늙고
여자는 얼굴로 늙는다고 하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꽃 같은 인품의 향기를 지니고
넉넉한 마음으로
늙어 가더라도
지난 세월에 너무 애착 말고
언제나 청춘의 봄으로
의욕이 솟아 활기가 넘치는
인생을 젊게 살아가게
우러난 욕심 모두 몰아내고
스스로 평온한 마음을 지니며
지난 세월을 즐겁게 안아
자기 인생을 사랑하며 살게
지난 과거는 모두 아름답게 여기고
앞으로 오는 미래의 시간표마다
아름다운 행복의 꿈을 그려놓고
매일 동그라미 치며 사는 삶으로
인생의 즐거움이 넘치게
이 가을에는
말 없는 사랑을 하게 하소서
사랑이라는 말이 범람하지 않아도
서로의 눈빛 만으로도
간절한 사랑을 안아주고
보듬어주며
부족함 조차도 메꾸어 줄 수 있는
겸손하고 말 없는
사랑을 하게 하소서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라 시집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