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나무 주막 | 이호준
해아심이
2024. 5. 28. 08:04
나무 주막
이호준
나무가 부지런히 허공에 길을 닦는 건
세상 등지고 떠나려는 게 아니다
집 없는 새들 부르려는 것이다
삭풍 사나운 길목에 주막집 지어
저물녘 쉴 곳 못 찾아 배회하는 새들 앉혀놓고
뜨끈한 국밥 한 그릇 먹이려는 것이다
봉놋방에 군불 지펴
고단한 날개 눅여 가게 하려는 것이다
나무가 겨울에도 잠들지 않는 까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