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나를 인도하고는 | 도종환

해아심이 2014. 11. 14. 09:53

그리움이 나를 인도하고는

 

                                      도종환

 

 

그리움은

아무 말도 없이

나를 여기에 홀로 놓고 가 버리네

 

나는

어디로 가지

참 많은 사람들이 있네

 

근데

모두가 자기 길만 총총히 가네

그럼

난 어디로 가지

그냥

서 있잖아요

언제나 그 자리에

 

내가

사랑하는 당신도

언제나 그자리에 있으면 해

 

즐거운 편지처럼

당신이

서 있는 배경에서

바람이 불고 해가 지는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