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 이기철

해아심이 2014. 12. 4. 13:18

얼음 

 

                                 이기철

 

 

얼마나 기다렸으면

가랑잎마저 껴안았겠느냐

얼마나 그리웠으면

돌멩이마저 껴안았겠느냐

껴안아 뼈를,

껴안아 유리를 만들었겠느냐

더는 헤어지지 말자고

고드름의 새 못을 쳤겠느냐

내 사랑도 저와 같아서

너 하나를 껴안아

내 안에 얼음을 만들고야 말겠다

그리하여 삼월이 올 때까지는

한 번 낀 깍지를

절대로 절대로 풀지 않겠다

아무도 못 말리는

지독한 사랑 한 번

얼어서 얼어서 해 보고야 말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