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 이성복

해아심이 2015. 4. 15. 10:02

 

 

                             이성복

 

가라고

가라고

소리쳐 보냈더니

꺼이꺼이

울며 가더니

한 밤중

당신은 창가에 와서 웁니다.

 

창가

후박나무 잎새를 치고

포석을 치고

담벼락을 치고 울더니

 

창을 열면

창 턱을 뛰어 넘어

온 몸을 적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