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길 | 김소월
해아심이
2015. 7. 15. 13:52
길
김 소월
어제도 하룻밤
나그네 집에
까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었소.
오늘은
또 몇 십리
어디로 갈까
산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마소 내 집도
정주 곽산
차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열 십자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 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