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스크랩] Re:이옥봉-夢 魂 (몽혼)~ 외

해아심이 2015. 7. 22. 09:55

전주 이씨. 본명 숙원. 호는 옥봉.
조선중기 16세기 후반
선조의 아버지인 덕흥대원군의 후손. (왕족!!...)

충북 옥천군수를 지낸 이봉의 서녀.

첩밖에 될 수 없는 처지를 알고 난 뒤 결혼에 대한 꿈을 버리게 됩니다.

(*초혼을, 남편의 요절로 실패하고 다시 친정으로 되돌아와 그저 시작詩作에만 열중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 후 아버지를 따라 한양으로 올라온 옥봉.

정철(鄭澈) · 이항복(李恒福) · 유성룡(柳成龍) 등과도 수창(酬唱) 함.

조원이라는 선비에게 뿅~ 반하게 됩니다.

조원을 따라가는 옥봉...

꽁냥꽁냥...ㅋㅋ

조원은, 여인이 시를 짓는 것은 남편의 면을 깎는 일이라 생각하여,

그래서 자신과 결혼하면 앞으로 시를 버릴 수 있냐고 묻는다


서녀의 신분이었기에 정식 중매를 넣을 수 없었으며 학식과 인품이 곧은 사람인 조원()의
소실()로 들어가기를 결심하였다. 이에 부친 이봉은 친히 조원을 찾아가 딸을 소실로
받아줄 것을 청하였으나(아버지의 옥봉 사랑을 엿볼 수 있음)거절당하자 조원의 장인(그렇다. 이미 조원은
결혼한 몸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뭐... 옥봉도 이미 초혼이 아니라는 얘기도 있으니)인 판서대감
이준민()을 찾아가 담판하고 비로소 받아들여졌다. -네이버 백과 참조


그렇게 혼인을 하고..

소를 훔쳤다는 절도 누명을 쓰고 관아에 끌려간 산지기의 아내가

자신의 남편을 위한 탄원서를 작성해 달라 도움을 청한다.

살펴보니 아전들의 수작임에 분명하였고...

(이로 인해 관가의 사법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필화사건이 일어납니다.)


위인송원(爲人訟寃)


세면분위경(洗面盆爲鏡)
세숫대야로 거울을 삼고

소두강작유(梳頭水作油)
참빗에 바를 물로 기름 삼아 쓰옵니다

첩신비직녀(妾身非織女)
첩의 신세가 직녀 아닐진대

낭기시견우(郞豈是牽牛)
낭군께서 어이 견우가 되리이까

자신은 직녀가 아닌데 어찌해서 남편이 견우일까.

남편이 견우가 아니라면 당연히 소에 마음이 없을 텐데 어찌 소를 훔쳤겠느냐.


이를 본 파주목사는 산지기를 석방시켜줍니다.


하지만,

조원은 끼어들지 말았어야 했을 일(다른 일도 아닌 관아의 일)에 관여하여

자신이 크게 체면을 손상했다 여겼던 것인데...


거기에, 당시 서인인 조원은 한직을 떠돌다 겨우 서울로 올라갔을 시기였는데

당연히 정적들의 트집을 잡히지 않도록 몸을 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보여진다.


(나는 지금 왜 조원의 입장을 헤아려 주고 있는 것인가... -_-;;)


 


규정(閨情) 여인의 속마음

평생이한성신병(平生離恨成身病)
평생 이별의 한이 병이 되어

주부능료약부치(酒不能療藥不治)
술로도 못 고치고 약으로도 다스리지 못하네

금이읍여빙하수(衾裏泣如氷下水)
이불 속 눈물이야 얼음장 밑을 흐르는 물과 같아

일야장류인부지(日夜長流人不知)
밤낮을 흘려도 그 뉘가 알아주나


*혹시 조원이 다시 부르지 않을까 하여 보낸 시라고 합니다. ㅠㅠ


+


규정(閨情) 님 기다리는 마음

유약낭하만(有約郞何晩)

온다고 약속하고 어찌 이리 늦을까


정매욕사시(庭梅欲謝時)

매화꽃은 어느덧 뜰 위에 지는데


홀문지상작(忽聞枝上鵲)
홀연히 나뭇가지 위에 까치 우니


허화경중미(虛畵鏡中眉)

헛되이 거울 앞에 앉아 화장하옵니다.


+


몽혼(夢魂)

근래안부문여하(近來安否問如何)
요즈음 안부를 묻노니 어떠한지요

월도사창첩한다(月到紗窓妾恨多)
사창에 달이 뜨니 한만 서려요

약사몽혼행유적(若使夢魂行有跡)
꿈 속에 오고 간 길 흔적이 난다면

문전석로반성사(門前石路半成沙)
그대 문 앞 돌길은 모래가 되었으리오


+


이원(離怨)


심정용역기(深情容易寄)
정을 샅샅이 아뢰기는 쉬우나

욕설경함수(欲設更含羞)
정작 말하려니 부끄러움이 앞서 입술만 깨물 뿐

약문향규신(若問香閨信)
임이 내 소식을 묻는다면

잔장독의루(殘粧獨倚樓)
화장을 지운 채 홀로 누각에 있다 전해주시오

+

별한(別恨)

명소수단단(明宵雖短短)
님이 떠날 내일 밤이야 비록 짧고 짧을 지라도

금야원장장(今夜願長長)
님과 함께 하는 오늘 밤만은 길고 길어라

계성청욕효(鷄聲聽欲曉)
닭소리 들리고 날이 밝아 오니

쌍검루천행(雙劍淚千行)
두빰에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리네


정말 허난설헌이나...이옥봉이나...ㅠㅠ 왜 이렇게 기구한 운명인지...



허균은 자신의 시평집인 <성수시화(惺叟詩話)>「학산초담(鶴山樵談)」에서 이옥봉을 이리 평했습니다.


“나의 누님 난설헌과 같은 시기에 이옥봉이라는 여인이 있었는데, 바로 조백옥(趙伯玉 조원)의 첩이다.

그녀의 시 역시 청장(淸壯)하여 지분(脂粉)의 태(態)가 없다."


그 후...

항간에는



혹자는,

여러가지 설이 분분했다.



후에 이수광의 지봉유설에서 그녀에 대한 기록을 찾아 볼 수가 있습니다.


조선 인조 때 조원의 아들 승지 조희일이 명나라 사신을 갔는데

명의 대신이 그에게 조원을 아느냐 물었고 당연히 안다고, 자신의 부친이라 답하자

옥봉의 시집을 내밀며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었습니다.

그 이야기인 즉슨, 40여년 전, 중국 동해안에 온 몸을 종이로 수십 겹 감고 노끈으로 묶은

여자의 시체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 노끈을 풀고 종이를 벗겨보니 그 안에는

가득 적혀진 시와 함께 '해동 조선국 승지 조원의 첩 이옥봉'이라 씌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시가 하나같이 수려하여 명의 조정에서 시집으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

등루(登樓) 누대에 올라

소백매유경(小白梅逾耿)
조그만 흰 매화 더욱 빛나고

심청죽갱연(深靑竹更姸)
깊고 푸른 대는 더욱 곱구나

빙난미홀하(憑欄未忽下)
난간에 기대 차마 내려오지 못함은

위대월화원(爲待月華圓)
환한 둥근 달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오

+

누상(樓上) 누각 위에서

홍란육곡압은하(紅欄六曲壓銀河)
붉은 난간 여섯 굽이 은하 강물 굽어보고

서무비미현취라(瑞霧扉微濕翠羅)
상서로운 안개 부슬부슬 푸른 휘장 적시네

홍란육곡압은하(明月不知滄浪暮)
닭이 밝아 창해가 저무는 것도 몰랐어라

구의산하백운다(九疑山下白雪多)
구의산 아래 흰 구름만 뭉게뭉게

+


비(雨)


終南壁面懸靑雨(종남벽면현청우)

남산 벼랑에 푸른 비 걸려있고


紫閣霏微白閣晴(자각비미백각청)

자색 누각에 흩뿌리고 흰 누각은 개었구나


雲葉散邊殘照淚(운엽산변잔조루)

구름 터진 사이로 저녁 햇살 흘러나오고


漫天銀竹過江橫(만천은죽과강횡)

하늘 가득 뻗은 은빛 대나무 강 건너 걸쳐있다


+

옥봉가소지(玉峰家小池)

옥봉함소지(玉峯涵小池)
옥봉네 품 안의 작은 연못

지면월연연(池面月涓涓)
못 위에 달빛이 은은하다

원앙일쌍조(鴛鴦一雙鳥)
원앙새 같은 한 쌍의 새

비하경중천(飛下鏡中天)
거울 속 하늘로 날아 든다

+

출처 : 사랑 우정 삶 그리고 인생
글쓴이 : 松坡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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