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여행

20150725] 뿌리공원

해아심이 2015. 7. 27. 15:32

 

친구가

'뿌리 공원'을 가 보자고 한다.

그래

생각했다.

나무들의 뿌리로 조각한 작품들을 전시한 공원인가 보다

하지만,

상상을 완전히 뒤집은 그 곳

 

그 곳은

나의 뿌리

즉 성씨에 대한 근본을 찾아가는 곳이었다.

 

또 하나,

지금은 많이 바뀌어

여인들도 족보에 올라가지만,

예전에는 족보에 올라가지도 못했던...

우리들의 어머니를 노래한 시들도 만날 수 있었다.

 

시는 제일 마지막 사진 밑에...

 

 

 

 

 

 

 

 

 

             여자의 족보

 

                                                이영춘

 

             어느 날 문득

             족보를 보다가

 족보 속에 바람처럼 누워 있는

 나를 보았다.

 이름 두 자는 간데 없고

 시집 보낸 아버지의 함자 아래

 실뿌리처럼 겨우 매달린

 "이씨"라는 성 뿐.

 내 살아온 무게보다

 엮어온 역사보다

 아득히도 작은 여자의 무게

 미조의 바람이

 미조의 선율이

 어머니의 혼으로

 할머니의 넋으로 다시 살아나

 내 족보 위에서 온통

 통곡의 강을 이루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