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 법정

해아심이 2017. 8. 3. 09:04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사단법인 샘터사, 1996.5월 1판 2쇄

 

참된 앎이란 타인에게서 빌려온 지식이 아니라 내 자신이 몸소 부딪쳐 체험한 것이어야 한다. 다른 무엇을 거쳐 아는 것은 기억이지 앎은 아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이 안 것을 내가 긁어 모든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내것'이 될 수 없다. (16)

 

상상력이란 일찍이 자신이 겪은 기억의 그림자일 것이며, 아직 실현되지 않은 희망사항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좋은 상상력은 그 자체만으로도 살아 있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이와는 달리 어둡고 불쾌한 상상력은 우리들을 음울하고 불행하게 만든다. 생각이나 상상력도 하나의 업을 이루기 때문이다(41)

 

행복의 소재는 여기저기에 무수히 널려 있다. 그런데 행복해 질 수 있는 그 가슴을 우리는 잃어가고 있다.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45)

 

절이나 교회에 종교가 있다고 잘못 알지 말아라. 어떤 종교든지 일단 조직화되고 제도화되면 종교 본래의 길에서 벗어나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만다. 그 때 그 종교는 더 이상 신이나 진리로 가는 길이 아니라 독선과 아집에 대한 변명이 되어 버린다. 종교의 틀 속에 갇힌 사람들은 어떤 의식이나 상징을 종교로 잘못 알고 있기 때문에, 종교가 다른 사람들끼리 서로 다투고 싸우고 죽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신은, 부처와 진리는 이런 곳에는 없다. -84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저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스승은 불타는 눈동자로 제자를 바라보았다. 그 눈동자에서는 구원의 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제자는 이윽고 침묵 속에서 하는 스승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질문이 그대의 존재 가장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메아리가 되게 하라. 항상 그 메아리 속에서 살라. 한순간도 그 질문을 잊지 말라. 그대 삶의 매 순간이 그 질문속으로 녹아들 수 있도록 하라. 그러면 그대는 언젠가 그 해답을 찾게 되리라' - 164

 

진정한 명예란 단순히 듣기 좋은 세상의 평판이 아니라 자기 자신다운 긍지와 자존심을 뜻한 말이다. 자기 자신 앞에 진실하고 정직한 사람만이 명예로운 인간이 될 수 있다. - 183

 

바람은 바람대로 뜻이 있어서 불어댈 것이다. 자연은 내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참고 견디는 것이 정진이라고 했으니 참고 견딜 수 밖에 없다. 마음이 평정을 이룰 때 밖에서 불어대는 바람도 잠잠해진다 -235

 

알베르 까뮈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들 생애의 저녁에 이르면, 우리는 얼마나 이웃을 사랑했느냐를 놓고 심판 받을 것이다' -251

 

'부처란 어떤 사람입니까'

나도 내뱉듯 즉석에서 대꾸를 했다.

'이렇게 묻는 너는 도대체 누구냐?'

그는 어릿어릿 더 말이 없었다.

헛눈을 팔지 말게. 그대 마음 밖에서 따로 부처를 찾지 말게. 그대가 바로 '그대 자신'일 때 어디에도 거리낌이 없는 자유인이다. 세속에 살면서도 그 세속적인 것에 물들거나 얽매이지 않을 때 그대는 그대 자신일 수 있다. - 260

 

아이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언제든지 무엇이든지 마음 먹은대로 곧바로 손에 넣을 수 있도록 해 주는 일이라는 말이 있다. 문제는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손에 넣기만 하며ㄴ 행복한가이다. 우리가 바라는 행복은 겨ㄹ코 차지하고 갖는데에만 있지 않다. 행복의 척도는 필요한 것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에 있지 않고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만큼 자유로워졌느냐에 있다. - 300

 

서가에 꽂혀 있는 책들을 병든 마음을 나타내는 신호로 보아야 한다니 어찌된 말인가. 그러나 한 걸음 물러서서 곰곰이 생각할 일이다. 저 많은 책들, 관념의 세계에 묻혀서 책 밖의 생동하는 세상을 모른다면 그게 어찌 온전한 지성일 수 있을 것인가. - 317

 

15세기 인도의 시인 까비르는 이렇게 읊었습니다.

 

물 속의 물고기가 목말라 하는 것을 보고 나는 웃는다.

부처란 그대의 집 안에 있다

그러나 그대 자신은 이걸 알지 못한 채

이 숲에서 저 숲으로 쉴새 없이 헤매고 있네

여기 바로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부처를 보라

그대가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보라

이 도시로 저 산속으로

그러나 그대 영혼을 찾지 못한다면

이 세상은 여전히 환상에 지나지 않으리 - 334

 

행복의 조건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에 있지 않고,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만큼 자유로운가에 있다. -344

 

세월은 그렇다. 오는 것이 아니라 가는 것, 덧 없이 잠깐 지나가는 것이다. 시간을 아껴 쓰라. 시간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곧 자신에게 주어진 목숨이다. 어물어물하는 사이에 종점에 이르고 만다. 무가치한 일에 자신의 삶을 낭비하지 말라. - 346

 

시시로 물어라

'나는 누구인가?'라고

이것은 모든 수행자의 근원적인 물음이다.

'나는 누구인가?'  -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