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석
1판 4쇄 2024.11.11
밤길 - 강원석
어두운 밤길을
걷고 있는 사람아
혼자라고 생각될 때
하늘을 보아라
너를 사랑하는 마음들이
별이 되어 떴단다
석양 - 강원석
나이가 들어도
가슴 뭉클한 삶을 살아라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건
작열하는 태양이 아니라
여물어 가는 석양이다
1판 3쇄
2017.10.13
욕심(46쪽)
저녁 노을이 하도 예뻐
종이에 곱게 싸서 집으로 가져왔다
액자 속에 넣어 두고
오래도록 보려고
조슴스레 종이를 펼치니
노을은 어느새 창밖에서 스러지고
하얀 종이만 발갛게 물들었더라
조각(57쪽)
슬픔을 깎습니다
무딘 조각칼로
깎고 다듬어서
선반 위 어느 모퉁이
추억 옆에 가지런히 올려 둡니다
슬픔도 이제는
추억처럼 머물라고
삶(74쪽)
꽃이 진다고 낙심하지 말아라
바람에 지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또 피기에 꽃이다
별이 진다고 실망하지 말아라
새벽에 지지 않는 별은 또 어디 있으랴
어둠 속에 빛나는 게 별이다
내가 간다고 슬퍼하지 말아라
떠나지 않는 영원함이 어디 있으랴
만나고 헤어지니 삶이다
개정판 1쇄, 2023.5.5
어린 사공에게 (80쪽)
오늘은
노를 젓지 마라
때로는
그렇게 지내도 보자
흐르는 물 따라
부는 바람 따라
넒은 강물을 바라도 보고
깊은 생각에 빠져도 보고
노를 젓는 너의 일이
오직 강을 건너기 위함만은 아닐테니
딸에게(128쪽)
보아주지 않아도
웃어주지 않아도
혼자 외롭게 피어도
잊지마
너는 꽃이야
생일날 너에게(162쪽)
한 사람이
태어난다는 것은
언 땅에
꽃이 피는 것이요
캄캄한 하늘에
별이 반짝이는 것이다
새벽 새소리도
해 질 녘 노을도
너보다 아름다울 수 없으니
부디 잊지 마라
네가 있어 세상이 빛나고 있음을
꽃하나
강원석
꽃 하나
꽃 둘
꽃 셋
세상이라는 꽃밭에
별보다 많은 꽃
그중에
너라는 작은 꽃하나
별인듯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