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 1쇄, 20181207, 도서출판 동아시아, 김승섭, 마샘북상상




(*북레터 PDF파일 용량관계로 그림파일로 첨부)



몸이 세계라..

신체를 세계와 비유하는 것일까라는 참 생소한 제목이다라는 생각과 함께 몇 페이지를 읽어 가는 순간,

몇 해 전부터인가? 모 영양제 광고에 남성용과 여성용 구분하는 것을 보면서 아~! 그럴수 있겠다 했던 생각이 자꾸 떠올랐다.

왜? 모든 것들을 당연하다고만 생각했던걸까?

너무 익숙한 상식들이었을까?

의료치료에서도 여성과 남성이 다름에도 같은 치료방법으로 제대로 치료되지 못한 사례를 보면서

아무 의심도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지식, 상식들이 얼마나 많을까?

제도적 차별, 개별적 차별, 내재적 차별에 대해서는 왜? 그렇게 생각들을 하지 못하고 수용만 했을까?

많은 물음과 반성을 하게 되는 책이다.

그리고,'삐딱하게 보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도!


---------------------------------------------------------------------------------

모든 지식은 특정한 사회적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지식이 생산된 역사적 맥락을 아는 일은 그 결과를 이해하는 일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조선의 민중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의학서적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의 고민과 인종주의 과학으로 조선을 통히차려던 일본 제국주의에 대해 논하며, 겹겹이 쌓여 현재를 구성하는 역사를 당대의 눈으로 바라보는 일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7쪽)


우리의 손발을 묶고 있는 것은 차이가 아니라 침묵입니다. 그리고 깨져야 할 침묵은 너무나 많습니다.

  -오드리 로드, [시스터 아웃사이더]  (14쪽)


한국사회에서 모성은 여성의 숭고한 본능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모성은 때때로 여성에게 특정한 역할을 수행하도록 사회적으로 강요하고 그것을 따르지 않는 이들이 처벌받게 만드는 기제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모성은 여성을 아프게 합니다. (24쪽)


문화인류학자인 김찬호 교수는 한국사회를 분석하는 핵심 키워드로 모멸감을 말합니다. 모멸감은 상대방이 나를 '업신여기고 얕잡아보는 감정'을 뜻합니다. 오늘날 직장과 가정에서 서로 모멸감을 주고 받는 일이 잦아지고,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 많아지는 이유를 분석할 때, 지난 20년간 급격히 악화된 한국사회의 소득불평등을 빼놓을 수는 없을겁니다. (149쪽)


제도적차별에 대한 비유입니다. (중략)

이런 상황에서 더 똑똑하고 유능한 흑인 학생들과 정치인이 나와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는 피어난 꽃의 아름다움만을 보고 화분의 흙이 어떻게 달랐는지를 묻지 않는 사고방식입니다. (164-165쪽)


이러한 제도적 차별을 인지하고 질문을 던지는 일은 간단치 않습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이 태어나고 성장한 조건을 주어진, 바꿀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제도가 사라을 모욕할 때' 그것을 모욕이라고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태어난 장소에 따로 삶을 시작하는 신체적 조건과 사망률이 달라진다는 사실은 명백한 제도적 차별입니다. 우리가 쉽게 보이지 않는 사회적 폭력에 촉각을 세우고 질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167-168쪽)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질서를 내면화합니다. 그 사회의 권력을 가진 이들이 아름답고 뛰어나다고 규정하는 것들은 그 사회 전체의 표준이 되곤 합니다. (174쪽, 내재적차별)


산업화를 거치고 공중위생의 개념이 사회적으로 널리 퍼지면서, 죽음에 땀과 고름과 배설물의 이미지가 덧씌워진 것입니다. 임종의 시간은 더 이상 일상적으로 존재하며 삶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치러내는 의식이 아니라, 숨기고 피해야 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병원은 그런 '추한' 죽음을 사회적으로 은폐하기에 가장 적절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이상적인 죽음은 자신의 품격을 지키며 불가피한 운명을 받아들이는 일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생명 연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다가 '의료적 처치의 중단으로 인한 기술적 현상'이 되었습니다. 철학자 이반 일리치는 이러한 변화를 두고 '죽음의 죽음'이라고 표현합니다. (233쪽)


과학은 확고한 진리의 묶음이 아니라, 기존의 지식에 질문을 던지는 비판적 사고와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한 합리적 사유 방식이니까요. 그래서 우리가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면, 그 결과가 올바른 것인지 그 예측이 맞았는지보다도 그 과정이 어떠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242쪽)


그래서 더욱, 오늘날 우리가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이론이나 직접 경험했다는 이유로 확신하는 사실들 역시 우리 시대의 천동설일 가능성을 마음 한구석에 품고 있어야 합니다. 지금 내 새각이 틀린 것일 수 있다는 비판적 사고는 인류가 과거의 상식과 맞서 싸우며 이 세상과인간에 대한 더 나은 설명을 제공할 수 있었던 거대한 원동력이었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지금 이 순간 지구는 돌고 있으니까요.(316-317쪽)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상한 정상 가족 | 김희경  (0) 2019.02.15
최고의 선택 | 김형철  (0) 2019.02.13
도넛 경제학 | 케이트레이워스  (0) 2019.01.29
꽃을 보듯 너를 본다 | 나태주  (0) 2019.01.22
도넛 경제학 | 케이트레이워스  (0) 2019.01.1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