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설야중거 (踏雪野中去)

불수호란행 (不須胡亂行)

금일아행적 (今日我行跡)

수작후인정 (遂作後人程)


눈 내린 들판 길을 걸어갈 때

발걸음을 함부로 어지러이 걷지 마라

오늘 내가 남긴 이 발자국이

훗날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출처 :https://blog.naver.com/jiniher720/221059749301



자네 집에 술 익거든


                                   김육(金堉)


자네 집에

술 익거든

부디 날 부르시게

내 집에

꽃 피거든

나도 자네 청함세

한평생 시름 잊을 일을

의논코자 하노라


군가주초숙(君家酒初熟)

요아준전취(邀我樽前醉)

화발초당하(花發草堂下)

오역초자지(吾亦招子至)

유재백년내(悠哉百年內)

공파우환사(共破憂患事)





2013.9 이달의 한시

 

국화 앞에서(詠菊영국)

朝鮮 高義厚(고의후)

 

有花無酒可堪嗟 (유화무주가감차)

有酒無人亦奈何 (유주무인역내하)

世事悠悠不須問 (세사유유불수문)

看花對酒一長歌 (간화대주일장가)

 

꽃 있고 술 없으면 한심스럽고

술 있고 친구 없으면 또한 딱한 일

세상일 하염없으니 따질 것 무엇이랴

꽃 보고 술잔 들고 한바탕 노래나 부르세

 

-----------------------------------------------------------------------

 

꽃과 술과 사람이 한데 어우러져 유쾌한 분위기다. 사람이 한평생 살다

보면 여러 가지 근심 걱정도 겪게 마련이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짐짓

찾아지는 행복들이 있다. 근심 걱정 잠시 접어두고 국화꽃 앞에서 술잔

들고 노래나 한 번 부르는 게 어떠한가. 99일 중양절(重陽節)은 국화

주 마시는 날이다.

 

堪嗟 : 탄식할 만하다.

不須問 : 물어볼 것도 없다.

 

출처 : 한시 365일 이병한 엮음瑞墨會 제공

 

 

 

 

출처 : 소일 마당
글쓴이 : chosh 원글보기
메모 :

영정중월(詠井中月)

 

이규보 (, 1168~1241)

본관 황려(:). 자 춘경(). 호 백운거사(고려시대의 문신·문인. 명문장가로 그가 지은 시풍()은 당대를 풍미했다. 몽골군의 침입을 진정표()로써 격퇴하기도 하였다. 저서에 《동국이상국집》 《국선생전》 등이 있으며, 작품으로 〈동명왕편()〉등이 있다.

 

 

山僧貪月色(산승탐월색하야)

幷汲一甁中(병급일병중이라)

到寺方應覺(도사방응각하리니)

甁傾月亦(병경월역공이라)

 

산승이 달 빛이 탐이나서

물동이에 아울러 길어 왔네.

산사에 도착하면 곧 바로 깨딷게 되리니

물동이 기울이면 달 역시 비워짐을

 

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 受想行識 亦復如是 라는 불교의 진리를 이 시에 담고 있다.

출처 : 림호의 블로그
글쓴이 : limho 원글보기
메모 :

 


 

 

 

 

 

靑山兮要我 - 청산은 나를 보고,  나옹선사 (懶翁禪師)
 

靑山兮要我以無語 (청산혜요아이무어)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蒼空兮要我以無垢 (창공혜요아이무구)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聊無愛而無憎兮    (료무애이무증혜)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如水如風而終我    (여수여풍이종아)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靑山兮要我以無語 (청산혜요아이무어)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蒼空兮要我以無垢 (창공혜요아이무구)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聊無怒而無惜兮   (료무노이무석혜)        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
如水如風而終我   (여수여풍이종아)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나옹선사 (懶翁禪師 1320 ~ 1376)

고려 말기의 고승으로 휘는 혜근(慧勤), 호는 나옹(懶翁), 본 이름은 원혜(元慧)이다.

속성은 아(牙)씨인데 고려 말 예주부(지금의 경북 영덕군 창수면 갈천리)에서 출생하였다.

그는 원나라로 유학을 했고 인도의 고승 지공스님의 제자로서 인도불교를 한국불교로 승화

시킨 사적 인물로서 조선태조(朝鮮太祖)의 왕사였던 무학대사(無學大師)의 스승 이었다.

경기도 양주군 회암사 절터가 있는데 우리나라 최대의 사찰로 중창했고, 그의 출생지 부근

경북 영덕군 창수면 운서산(雲捿山) (해발520m)기슭에 장육사(莊陸寺)를 창건 하고 오랫

동안 머물며 참선했다고 전하며, 나옹선사가 입적한 뒤에는 많은 승려들이 모여들어 수도한

수도 사찰로 유명했다 한다.
이 시의 작자에 대해서는 나옹선사 이외에 중국 당나라의 寒山스님이라는 설과 작자 미상

라는 설이 있다.

 

 

출처 : http://www.daehansinbo.com/news/article.html?no=501 

출처 : 길 위에 흐르는 음악
글쓴이 : 호크아이(이주성) 원글보기
메모 :

전주 이씨. 본명 숙원. 호는 옥봉.
조선중기 16세기 후반
선조의 아버지인 덕흥대원군의 후손. (왕족!!...)

충북 옥천군수를 지낸 이봉의 서녀.

첩밖에 될 수 없는 처지를 알고 난 뒤 결혼에 대한 꿈을 버리게 됩니다.

(*초혼을, 남편의 요절로 실패하고 다시 친정으로 되돌아와 그저 시작詩作에만 열중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 후 아버지를 따라 한양으로 올라온 옥봉.

정철(鄭澈) · 이항복(李恒福) · 유성룡(柳成龍) 등과도 수창(酬唱) 함.

조원이라는 선비에게 뿅~ 반하게 됩니다.

조원을 따라가는 옥봉...

꽁냥꽁냥...ㅋㅋ

조원은, 여인이 시를 짓는 것은 남편의 면을 깎는 일이라 생각하여,

그래서 자신과 결혼하면 앞으로 시를 버릴 수 있냐고 묻는다


서녀의 신분이었기에 정식 중매를 넣을 수 없었으며 학식과 인품이 곧은 사람인 조원()의
소실()로 들어가기를 결심하였다. 이에 부친 이봉은 친히 조원을 찾아가 딸을 소실로
받아줄 것을 청하였으나(아버지의 옥봉 사랑을 엿볼 수 있음)거절당하자 조원의 장인(그렇다. 이미 조원은
결혼한 몸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뭐... 옥봉도 이미 초혼이 아니라는 얘기도 있으니)인 판서대감
이준민()을 찾아가 담판하고 비로소 받아들여졌다. -네이버 백과 참조


그렇게 혼인을 하고..

소를 훔쳤다는 절도 누명을 쓰고 관아에 끌려간 산지기의 아내가

자신의 남편을 위한 탄원서를 작성해 달라 도움을 청한다.

살펴보니 아전들의 수작임에 분명하였고...

(이로 인해 관가의 사법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필화사건이 일어납니다.)


위인송원(爲人訟寃)


세면분위경(洗面盆爲鏡)
세숫대야로 거울을 삼고

소두강작유(梳頭水作油)
참빗에 바를 물로 기름 삼아 쓰옵니다

첩신비직녀(妾身非織女)
첩의 신세가 직녀 아닐진대

낭기시견우(郞豈是牽牛)
낭군께서 어이 견우가 되리이까

자신은 직녀가 아닌데 어찌해서 남편이 견우일까.

남편이 견우가 아니라면 당연히 소에 마음이 없을 텐데 어찌 소를 훔쳤겠느냐.


이를 본 파주목사는 산지기를 석방시켜줍니다.


하지만,

조원은 끼어들지 말았어야 했을 일(다른 일도 아닌 관아의 일)에 관여하여

자신이 크게 체면을 손상했다 여겼던 것인데...


거기에, 당시 서인인 조원은 한직을 떠돌다 겨우 서울로 올라갔을 시기였는데

당연히 정적들의 트집을 잡히지 않도록 몸을 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보여진다.


(나는 지금 왜 조원의 입장을 헤아려 주고 있는 것인가... -_-;;)


 


규정(閨情) 여인의 속마음

평생이한성신병(平生離恨成身病)
평생 이별의 한이 병이 되어

주부능료약부치(酒不能療藥不治)
술로도 못 고치고 약으로도 다스리지 못하네

금이읍여빙하수(衾裏泣如氷下水)
이불 속 눈물이야 얼음장 밑을 흐르는 물과 같아

일야장류인부지(日夜長流人不知)
밤낮을 흘려도 그 뉘가 알아주나


*혹시 조원이 다시 부르지 않을까 하여 보낸 시라고 합니다. ㅠㅠ


+


규정(閨情) 님 기다리는 마음

유약낭하만(有約郞何晩)

온다고 약속하고 어찌 이리 늦을까


정매욕사시(庭梅欲謝時)

매화꽃은 어느덧 뜰 위에 지는데


홀문지상작(忽聞枝上鵲)
홀연히 나뭇가지 위에 까치 우니


허화경중미(虛畵鏡中眉)

헛되이 거울 앞에 앉아 화장하옵니다.


+


몽혼(夢魂)

근래안부문여하(近來安否問如何)
요즈음 안부를 묻노니 어떠한지요

월도사창첩한다(月到紗窓妾恨多)
사창에 달이 뜨니 한만 서려요

약사몽혼행유적(若使夢魂行有跡)
꿈 속에 오고 간 길 흔적이 난다면

문전석로반성사(門前石路半成沙)
그대 문 앞 돌길은 모래가 되었으리오


+


이원(離怨)


심정용역기(深情容易寄)
정을 샅샅이 아뢰기는 쉬우나

욕설경함수(欲設更含羞)
정작 말하려니 부끄러움이 앞서 입술만 깨물 뿐

약문향규신(若問香閨信)
임이 내 소식을 묻는다면

잔장독의루(殘粧獨倚樓)
화장을 지운 채 홀로 누각에 있다 전해주시오

+

별한(別恨)

명소수단단(明宵雖短短)
님이 떠날 내일 밤이야 비록 짧고 짧을 지라도

금야원장장(今夜願長長)
님과 함께 하는 오늘 밤만은 길고 길어라

계성청욕효(鷄聲聽欲曉)
닭소리 들리고 날이 밝아 오니

쌍검루천행(雙劍淚千行)
두빰에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리네


정말 허난설헌이나...이옥봉이나...ㅠㅠ 왜 이렇게 기구한 운명인지...



허균은 자신의 시평집인 <성수시화(惺叟詩話)>「학산초담(鶴山樵談)」에서 이옥봉을 이리 평했습니다.


“나의 누님 난설헌과 같은 시기에 이옥봉이라는 여인이 있었는데, 바로 조백옥(趙伯玉 조원)의 첩이다.

그녀의 시 역시 청장(淸壯)하여 지분(脂粉)의 태(態)가 없다."


그 후...

항간에는



혹자는,

여러가지 설이 분분했다.



후에 이수광의 지봉유설에서 그녀에 대한 기록을 찾아 볼 수가 있습니다.


조선 인조 때 조원의 아들 승지 조희일이 명나라 사신을 갔는데

명의 대신이 그에게 조원을 아느냐 물었고 당연히 안다고, 자신의 부친이라 답하자

옥봉의 시집을 내밀며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었습니다.

그 이야기인 즉슨, 40여년 전, 중국 동해안에 온 몸을 종이로 수십 겹 감고 노끈으로 묶은

여자의 시체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 노끈을 풀고 종이를 벗겨보니 그 안에는

가득 적혀진 시와 함께 '해동 조선국 승지 조원의 첩 이옥봉'이라 씌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시가 하나같이 수려하여 명의 조정에서 시집으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

등루(登樓) 누대에 올라

소백매유경(小白梅逾耿)
조그만 흰 매화 더욱 빛나고

심청죽갱연(深靑竹更姸)
깊고 푸른 대는 더욱 곱구나

빙난미홀하(憑欄未忽下)
난간에 기대 차마 내려오지 못함은

위대월화원(爲待月華圓)
환한 둥근 달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오

+

누상(樓上) 누각 위에서

홍란육곡압은하(紅欄六曲壓銀河)
붉은 난간 여섯 굽이 은하 강물 굽어보고

서무비미현취라(瑞霧扉微濕翠羅)
상서로운 안개 부슬부슬 푸른 휘장 적시네

홍란육곡압은하(明月不知滄浪暮)
닭이 밝아 창해가 저무는 것도 몰랐어라

구의산하백운다(九疑山下白雪多)
구의산 아래 흰 구름만 뭉게뭉게

+


비(雨)


終南壁面懸靑雨(종남벽면현청우)

남산 벼랑에 푸른 비 걸려있고


紫閣霏微白閣晴(자각비미백각청)

자색 누각에 흩뿌리고 흰 누각은 개었구나


雲葉散邊殘照淚(운엽산변잔조루)

구름 터진 사이로 저녁 햇살 흘러나오고


漫天銀竹過江橫(만천은죽과강횡)

하늘 가득 뻗은 은빛 대나무 강 건너 걸쳐있다


+

옥봉가소지(玉峰家小池)

옥봉함소지(玉峯涵小池)
옥봉네 품 안의 작은 연못

지면월연연(池面月涓涓)
못 위에 달빛이 은은하다

원앙일쌍조(鴛鴦一雙鳥)
원앙새 같은 한 쌍의 새

비하경중천(飛下鏡中天)
거울 속 하늘로 날아 든다

+

출처 : 사랑 우정 삶 그리고 인생
글쓴이 : 松坡샘 원글보기
메모 :

 

 

 

詠井中月 영정중월

                             이규보(李奎報)

 

山僧貪月色(산승탐월색) : 산에 사는 스님이 달빛을 탐내

幷汲一甁中(병급일병중) : 병 속에 물과 달을 함께 길었지.

到寺方應覺(도사방응각) : 절에 돌아와서야 비로소 깨달으리

甁傾月亦空(병경월역공) : 병 기울이면 달 또한 비는 것을.

 

 

1권 착수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 : 내 발등의 불 먼저 꺼라

외길수순 : 말을 살 찌워선 안된다. 버려야 한다. (죽은 말은 키우는 것이 아니다)

 

2권 도전

봉위수기(逢危須棄) : 위기에 처한 경우 불필요한 것을 버려라.


5권 요석

세고취화(勢孤取和) 세력이 약하면 화평을 취하라

사소취대(捨大)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가짐

 

6권 봉수

 사귀생(四隅生) 통어복(通魚腹)이면 필승

  귀(모퉁이 우) 는 실리를 상징, 중앙은 세력과 변화를 상징, 중앙은 공허하고 깜깜해서 어복

 유수부쟁선 (流水不爭先) 흐르는 물은 앞을 다투지 않는다. - 도덕경

수승화강(水昇火降) 물은 올리고 불은 내려라

   차가움은 올리고 뜨거움은 내려라,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7권 난국

척확지굴(尺蠖之屈) 자벌레가 몸을 굽히는 것은 장차 펴기 위함

기호지세(勢)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형세, 이미 시작한 일을 중도에 그만둘 수 없는 형세


8권 사활

생불여사(生不如死) 사는 것이 죽는 것만 못한 처지


9권 종국


송나라의 대유학자로서 성리학을 집대성한 주자()의 

《주문공문집()》권학문()에 나오는 시의 첫 구절이다. 
소년이로학난성(;소년은 쉽게 늙고 학문은 이루기 어렵다.) 
일촌광음불가경(;순간의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마라.) 
미각지당춘초몽(;연못가의 봄풀이 채 꿈도 깨기 전에) 
계전오엽이추성(;계단 앞 오동나무 잎이 가을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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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으로 줍는 풍경 / 송계대사
              空階滴滴落鈴寒  [공계적적낙령한] 
              濕衲掛枝雨不乾  [습납괘지우불건] 
              好得積雲龍變化  [호득적운룡변화] 
              喜看深霧豹成斑  [희간심무표성반] 
              作巢燕子含泥返  [작소연자함니반] 
              採藥仙童洗菜還  [채약선동세채환] 
              眼拾風光心不厭  [안습풍광심불염] 
              淸吟終日對靑山  [청음종일대청산] 
              빈 뜰엔 주룩주룩 지는 방울 차갑고 
              줄에 걸린 젖은 장삼 비에 마르지 않네 
              좋게도, 쌓였던 구름 용의 변화를 얻어 
              반갑구나, 표범무늬 이룬 짙은 안개여 
              집을 짓는 제비는 진흙 물어 날아오고 
              약 캐는 아이는 산채를 씻어 들어오다 
              눈으로 경치 주워, 마음에 싫증 없으니 
              종일토록 읊으며 푸른 산 대하다 
              송계대사의 시다. 
              ‘큰 비가 넘쳐 사람도 오지않다
              (大雨漲溢人不通)’이라 한 시다. 
              오랜 장마 끝에 비가 멈춘 광경을 썼다. 
              처마에서 지는 물소리를 방울소리로 표현하였다. 
              청각에 호소해야 할 물 소리를 
              차다는 촉각으로 표현하였으니 
              일상성을 뛰어넘는 반상(反常)의 수법이다. 
              젖은 장삼을 가지에 걸었다(掛枝)함도 
              문학적 미화의 표현이라 하여야 할 것이다. 
              장마철에 나뭇가지에 걸었을 리 없고, 
              빨랫줄에 걸었을 것이지만, 
              나뭇가지에 걸었다 해야 시적 정감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안개가 끼면 장마철에도 비가 개인다 한다. 
              그러기에 짙은 안개를 기쁨으로 보았다 하였다. 
              구름과 비를 용의 조화로 보는 것은 
              일반적 일이기는 하나, 여기서는 비 내림이 아닌 
              비의 개임을 용의 변화로 표현했으니 
              장마의 지루함이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나를 
              간접적으로 이해시키고 있다. 
              거기에다 안개를 표범의 얼룩무늬로 표현하였음은 
              비교적 산뜻한 감각으로 와 닿는다. 
              제비 진흙 물어오고 선동이 채소 씻어온다 함도 
              장마 뒤 산촌의 일상적 풍경이기는 하지만, 
              서로 독립된 따로따로의 사실을 
              한 공간으로 모아 시적 구도로 압축하고 보니, 
              이 역시 새로운 운치를 맛보게 한다. 
              역시 고즈넉한 산촌의 멋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자연풍경이 아름답다 하더라도 
              즐거움으로 맞이할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아름다울 수 없다. 
              이 시는 그 점을 말하되, 먼저 눈으로 풍광을 살피고 
              그 살핌을 싫어하지 않는 마음의 여유를 놓치지 않고 있다. 
              눈으로 줍는 풍광이라는 표현도 재미있는 수사다. 
              이런 수사를 구성할 수 있는 작자이기에, 
              종일 읊으며 청산을 대한다는 결구로 맺었다. 
              역시 대사로서의 시인이다.
              - 그림 / 담원 김창배님 - 禪茶수묵화
              - 음악 / 국악명상곡 - 하늘연못
                                          

              다음카페 : 『 가장행복한공부 』

출처 : 가장 행복한 공부
글쓴이 : 참마음 원글보기
메모 : 방송대 인천문화교양학과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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