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꽃

                                        복효근

 

꽃이라면

안개꽃이고 싶다

 

장미의 한 복판에

부서지는 햇빛이기보다는

그 아름다움을 거드는

안개꽃이고 싶다

 

나로 하여

네가 아름다울수 있다면

네 몫의 축복 뒤에서

나는 안개처럼 스러지는

다만 너의 배경이어도 좋다

 

마침내는 너로 하여

나조차 향기로울 수 있다면

어쩌다 한 끈으로 묶여

시드는 목숨을 그렇게

너에게 조금은 빚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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