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림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날 아침

하두 추워서 갑자기 큰 소리로

하느님 정말 이러시깁니까 외쳤더니

순식간에 꽁공 얼어붙은 공기 조각들이

부서져 큰 소리로 울었다

밤엔 눈이 내리고 강 얼음이 깨지고

버들개지들이 보오얗게 움터 올랐다

 

나는 다시

왜 이렇게 봄에 빨리 오지라고

이번에는 지넌번 일들이

조금 암이 쓰여서 외치고 싶었으나

봄이 부서질까봐

조심조심 숨을 죽이고

마루를 건너 유리문을 열고 속삭였다

아무도 모르게 작은 소리로

봄이 왔구나

봄이 왔구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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