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김수영

                                         (1954. 10. 5)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가을 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 버렸다.



*시 행간 구분은 나의 느낌으로 쓴 것임.

 원시와는 차이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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