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나무


                           류근


태풍 지나고 나자

하룻밤 사이에 잎사귀 다 잃고

가죽만 남은

가죽나무 한 그루


살아서 제 이름은 남겼으니

그거 참 다행한 나무 아닌가


내게도 아직

당신이 부를 이름은 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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