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의 소실점



                                                       황종권



이 별은 당신을 떠도는 첫눈이었다.

눈빛을 포개면 여백이 쌓이고


무한하다는 길이 지워졌다


신이 지워진,


눈먼 겨울의 한복판에 속눈썹이 남아 있었다

무엇이라도 울 수 있을 것 같아

우는 건 신을 견디는 일이라 말했다


뒷모습이 길게 뻗어나갔다


등이 지워질수록 어지럽게 발자국이 찍혔다

당신을 떠도는 전부가

맥락 없이 쌓이는 발자국이라니


사랑하는 이유와 이별하는 이유가

서로 닮아가고 있었다


소실점이었다


첫눈이 내릴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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