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판2쇄, 20190530, (주)도서출판 보리, 이종철, 5월북상상, 20190615讀


배달문화가 자리 잡힌지 오래이다.

시간에 쫒겨서? 더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 편해서?

여러가지 이유로 직접 만져보고 맡아보고 입어보고

물건을 사는 횟수가 줄어드는 건 사실이다.

그런 문화속에 자연스럽게 자리잡힌 것이 택배산업이다.

그런 산업으로 새롭게 탄생한 일자리들...

그 일자리의 뒤안길을 엿보는 책이다.


몰랐다고는 할 수 없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씁쓸함이 있다.


어떤 형태의 일이든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일이고,

사람이 안된다면 기계가 대체되어서라도 처리되어야 할 공정이다.

하지만, 그런 일을 하는 공간이라도

사람 냄새가 난다면...

우리는 충분히 비하하지 않으며 일할 수 있다.

사람 냄새..

여러 방법으로 나타날 수 있다.

금전으로든, 정으로든, 배려든...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

재활용 분류 수거를 할 때마다 늘어나는

박스, 비닐, 플라스틱들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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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몸도 마음도..

파손주의입니다. (41쪽)


아니, 서울까지 와서 무슨 농사예요?

하하, 그러게 말이다.

그런데 너도 서울에서 빡빡하게 지내다 보면 나처럼 될 걸?

풀 냄새, 흙 냄새, 물 냄새가 드리워지게 될거다.

내가 무리해서 이 집을 얻은 것도 그 냄새를 맡고 싶어서였으니까. (75쪽)


지점장의 그 말이. 몇번 쓰고 버릴 거니까 그냥 쓰라고? 에이씨~

어? 어제 쓰러졌던 기사잖아?

개안나? 어질어질한데 어쩔 수 있나 먹고 살려면 해야지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기를 바랐다. (125쪽)


좀 더 기다려볼까 하는데

에잇! 형님 우리도 다 비슷한 처진인거 알면서 왜 그라요?

단합이라도 돼야 어떻게 방귀라도 한 번 껴 볼텐데 (131쪽)


그래도 청소하면서 시간 때우면 시급 더 받으니까 좋은 거 아닌가?

몇 천 원 더 받자고 하는 짓 치고는 좀 아닌 것 같아요 비참하기도 하고 싼 값에 너무 부려 먹잖아요.

다음에 또 청소시키면 지점장한테 말해야겠어요. 형, 먼저 갈께요. 내일 봐요

맞는 말인데 돈에 쫓기다 보니까 일부러 생각하지 않았던 거지.

당장 얼마라도 더 벌자는 생각만 했으니까. 한심하네 (183쪽)


시급제 알바는 불안하다.

언제 잘릴지 모르니까.

청소 안 하겠다고 하니까 자르는 겁니까? 하! 알겠어요. 그만둡니다. 그만 둬!

그리고... 며칠 일한 돈 안 받는다고 생각하면... 이번 달 월세를 천천히 낸다고 생각하고

그만두기도 쉬웠다.

지점장님 종범이 그만두면 저도 그만두겠습니다. (186쪽)


사람 귀한줄 알아야지. 일 잘하는 애들한테 잘해 주지는 못할 망정 이게 뭐야!

높은 시급만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있다. (187쪽)

연우 저 친구는 자폐증이라고 하나? 뭐 그런게 있어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뛰고 그러더라고

연우야. 뛰지 말라니까! 그러다 다쳐

식당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알바를 했는데 며칠 안돼서 잘리고는 했대. 사회생활이 쉽지 않으니까. 그래도 스캔은 기가 막히게 잘 찍어 (192쪽)


아야! 야! 뼈 제대로 맞았다!

두 발에 힘 꽉 주고 버텨. 꿋꿋하게, 버티다가 힘들면 이 누님한테 언제든 연락하고

두발로...

꿋꿋하게... 버티기.(271쪽)


그새 동백나무는 많이 자랐네요?

이번 겨울이꽤나 추워서 얼어 죽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녀석도 혹독하게 버텼지

그렇네요 버텨 냈네요

저 녀석도 정신없었을거예요 그저 하루하루 버티다 보니 오늘까지 온 걸 거예요. 저처럼

그러게 이 집을 처음 얻었을 때도 그랬어 과연 내가 유지하며 지낼 수 있을지 겁이 났찌. 그런데 벌써 두 번째 겨울을 지나 보내고 있으니까

정말 죽으라는 법은 없나 바

그러게요.

올해도 잘 견뎌내 봅시다.

옙!  (2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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