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약속이 나를 지켰다

                                             박노해

 

널 지켜줄께

그 말 한마디 지키느라

크게 다치고 말았다

비틀거리며 걸어온 내 인생

 

세월이 흐르고서 나는 안다

젊은 날의 무모한 약속

그 순정한 사랑의 언약이

날 지켜주었음을

 

나는 끝내

너를 지켜주지도 못하고

깨어지고 쓰러지고 패배한

이 치명상의 사랑 밖에 없는데

 

어둠 속을 홀로 걸을 때나

시련의 계절을 지날 때도

널 지켜줄게

붉은 목숨 바친 

그 푸른 약속이 

날 지켜주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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