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이기철
얼마나 기다렸으면
가랑잎마저 껴안았겠느냐
얼마나 그리웠으면
돌멩이마저 껴안았겠느냐
껴안아 뼈를,
껴안아 유리를 만들었겠느냐
더는 헤어지지 말자고
고드름의 새 못을 쳤겠느냐
내 사랑도 저와 같아서
너 하나를 껴안아
내 안에 얼음을 만들고야 말겠다
그리하여 삼월이 올 때까지는
한 번 낀 깍지를
절대로 절대로 풀지 않겠다
아무도 못 말리는
지독한 사랑 한 번
얼어서 얼어서 해 보고야 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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