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소월

 

 

어제도 하룻밤

나그네 집에

까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었소.

 

오늘은

또 몇 십리

어디로 갈까

 

산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마소 내 집도

정주 곽산

차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열 십자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 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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