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이 병 기
짐을 매어 놓고 떠나려 하시는 이 날
어둔 새벽부터 시름없이 내리는 비
내일도 내리오소서. 연일 두고 오소서
부디 머나먼 길 떠나지 마오시라
날이 저물도록 시름없이 내리는 비
저으기 말리는 정은 나보다도 더하오
잡았던 그 소매를 뿌리치고 떠나신다
갑자기 꿈을 깨니 반가운 빗소리라
매어둔 짐을 보고는 눈을 도로 감으오
*이병기 (1891-1968)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 | 김소월 (0) | 2015.07.15 |
---|---|
방문객 | 정현종 (0) | 2015.07.03 |
[스크랩] 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Ernesto Cortazar / Emmanuell`s Theme (0) | 2015.06.12 |
[스크랩] 누가 울고 간다 (0) | 2015.04.23 |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 조병화 (0) | 2015.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