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 26쇄, 2016.6.22, 문학과지성사, 마샘구입, 20181217~20181119 讀



시인의 별세 소식(2018.10.3일, 독일) 이....

시인의 책을 아무리 뒤져봐도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의 시집만이 눈에 들어온다.

무심했구나, 산다는 이유로...

서점에 들러

그녀가 남기고 간 이야기를 듣고 싶어

그녀가 떠난 후에야 이 시집을 집어 들었다.

왜? 떠남의 공간이 생긴후에 그 공간을 메우듯 그제서야 다가가는 것인지...


그녀는 왜 그리 일찍 아팠을까?

왜 그리 빨리 세상의 저 밑을 알아버렸을까?

그 슬픔이 시인을 힘들게 해서 저리 일찍 떠난 것일까?


마치 지금 그 아픔을 이야기하듯

그 오래전에 씌여진 시들이 오늘의 이야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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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정들 것 없어 병에 정듭니다.

가엾은 등불 마음의 살들은 저리도 여러 나 그 살을 세상의

접면에 대고 몸이 상합니다.

몸이 상할 때 마음은 저 혼자 버려지고 버려진 마음이

너무 많아 이 세상 모든 길들은 위독합니다. 위독한 길을 따라

속수무책의 몸이여 버려진 마음들이 켜놓은 세상의 등불은

아프고 대책없습니다 정든 병이 켜놓은 등불의 세상은

어둑어둑 대책 없습니다.  (정든  병, 17쪽)


그러나 그럴 연해서 서로에게 기대면서 견디어내면서

둘 사이의 고요로만 수수로울 수는 없는 것을, 한 떨림으로

한 세월 버티어내고 버티어낸 한 세월이 무장무장 큰 떨림으로

저녁을 부려놓고 갈 때 멀리 집 잃은 개의 짖는 소리조차

마음의 집 뒤란에 머위잎을 자라게 하거늘

나 또한  (청년과 함께 이 저녁 中, 62쪽)


더러 돌아오겠다 했네 어느 해질녘엔

언덕에도 올라가고 야산에도 가고

눈 쓰린 햇살 마지막 햇살의 가시에 찔려

그게 날 피 흘리게 했겠는가

다만 쓰리게 했을 뿐  ( 꽃 핀 나무 아래 中  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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