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엘렌바스

                         류시화 옮김

 

삶을 사랑하는 것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을 때에도

소중히 쥐고 있던 모든 것이

불탄 종이처럼 손에서 바스라지고

그 타고 나은 재로 목이 멜지라도

 

삶을 사랑하는 것

슬픔이 당신과 함께 앉아서

그 열대의 더위로 숨 막히게 하고

공기를 물처럼 무겁게 해

폐보다는 아가미로 숨 쉬는 것이

더 나을때에도

 

삶을 사랑하는 것

슬픔이 마치 당신 몸의 일부인 양

당신을 무겁게 할 때에도

아니, 그 이상으로 슬픔의 비대한 몸집이

당신을 내리 누를 때

내 한 몸으로 이것을 어떻게 견뎌내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당신은 두 손으로 얼굴을 움켜쥐 듯

삶을 부여잡고

매혹적인 미소도, 매혹적인 눈 빛도 없는

그저 평범한 그 얼굴에게 말한다.

그래, 너를 받아들일거야

너를 다시 사랑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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