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15,초판1쇄, (주)푸른길, 양광모, 저자사인본

 

이 책은 시인의 15집까지의 시 중에 대표시로 뽑은 책이다. 

나는 3권을 읽고 이 책을 읽었으니

한참을 더 남아 있음을....

그래도 읽던 시집에서 내가 좋아했던 시가 발췌되었을 때는

은근 시인과 감성이 같구나 하는 동질감에 흐뭇해 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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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강물처럼 흐르는 것들이 있다

    

    세월 흐른 뒤에야

    가슴에 꽃으로 피어나는 것들이 있다

 

    세월 흐른 뒤에야

    가슴에 촛불을 밝히는 것들이 있따

 

    때로는

    안개로 말려오고

 

    때로는

    낙엽으로 떨어지고

 

    때로는

    눈처럼 쌓이면서

 

    세월 흐른 뒤에야

    가슴에 강물처럼 흐르는 것들이 있다. ( 16쪽)

 

희망

    

   한 줌 한 줌

   빛을 퍼뜨리며

 

   조금씩 천천히

   절망을 헤쳐 내는 것이다

   

   밤을 이기는 것은

   낮이 아니라 새벽이요

 

   어둠을 이겨내는 것은

   한낮의 태양이 아니라 새벽 여명이다(34쪽)

 

 

   

    나를 바라보며

    소원을 빌지는 마

 

    어둠 속에서도

    스스로 빛나는 사람이 되어야 해

  

    꽃도 동굴 속에 갇혀 있다

    혼자 피어나는 거란다(108쪽)

 

새봄

  

   새봄에는

   그늘진 마음 한 켠에도 봄볕을 들여

   조금은 더 따뜻하게 살 일이다

   

    새봄에는

    아지랑이 같은 꿈에라도 불길을 지펴

    조금은 더 밝게 살 일이다

 

    새봄에는

    어린 꽃잎이 처음 낳은 새벽이슬처럼

    조금은 더 맑게 살 일이다

 

    사람은 봄의 씨앗

    새봄에는 사랑과 희망을 꽃피우며

    조금은 더 새사람처럼 살 일이다 (134쪽)

 

 

    하루에 하늘 한 번 바라볼

    새도 없는 삶은

    결코 살지 말아라

 

     하루에 꽃 향기 한 번 맡아볼

    새도 없는 삶은

    절대로 살지 말아라

 

    오늘도 높은 나뭇가지에 앉아

    더 높이 노래하는 내 영혼의 새

 

   하루에 별 한 번 바라볼

   새도 없는 빈 둥지는

   정년 되지 말아라 (146쪽)

 

소나무

  

     겹겹이 터지고 갈라진

     저 껍질 속에

     오래 이 민족을 먹여 살린

     누런 소 한 마리가 들어앉아

     사시사철 푸른 쟁기질을 멈추지 않는데

     누군가라도 알아주기를 바랄 때는

     솔방울 툭 툭 발가에 떨어뜨리는 것이니

    그런 날에는 가던 걸음 멈추고 다가가

     굽은 등짝 한 번 슬며시 쓰다듬어 줄 일이다. (164쪽)

 

동행

  

     손을 잡고 함게 걸어갈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따뜻한 일인가

 

      팔짱을 끼고 함께 걸어갈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가슴 뛰는 일인가

 

    바람은 불고

    꽃은 지고

    지구는 빠르게 도는데

 

    어깨 동무를 하고 함께 걸어갈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든든한 일인가

 

     고마웠노라 행복했노라

     이 세상의 일 마치고 떠나는 날

     작별의 인사 뜨겁게 나눌 사람있다면

     그의 인생은 또 얼마나 눈부신 동행인가 (196쪽)

 

 

고드름

 

    거꾸로 매달려 키우는 저것이

    꿈이건 사랑이건

    한 번은 땅에

    닿아 보겠다는 뜨거운 몸짓인데

 

    물도 뜻을 품으면

    날이 선다는 것

    때로는 추락이

    비상이라는 것

    누군가의 땅이

    누군가에게는 하늘이라는 것

 

    겨울에 태어나야

    눈부신 생명도 있다는 것

    거꾸로 피어나는 저것이

    겨울꽃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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