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장례식
이호준
하늘에 금이 그어지지 않았다고
새들이 모든 공간을 욕망하는 것은 아니다
먹이를 구하려 바람 열고 오르는 아침,
지는 해 지고 누항으로 돌아가는 저녁,
겸손한 날갯짓으로 하늘 한쪽 빌리는 것이다
그리고 생애 단 한 번
사랑하는 이 고단한 날개 접고 작별한 날,
숨 한 모금 깊이 들이쉬고
까마득히 날아오르는 것이다
하늘에 눈물을 묻고 내려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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