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장례식

 

                                       이호준

 

 

하늘에 금이 그어지지 않았다고

새들이 모든 공간을 욕망하는 것은 아니다

 

먹이를 구하려 바람 열고 오르는 아침, 

지는 해 지고 누항으로 돌아가는 저녁,

겸손한 날갯짓으로 하늘 한쪽 빌리는 것이다

 

그리고 생애 단 한 번

사랑하는 이 고단한 날개 접고 작별한 날,

숨 한 모금 깊이 들이쉬고

까마득히 날아오르는 것이다

 

하늘에 눈물을 묻고 내려오는 것이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용택  (0) 2024.08.14
여름일기 | 이해인  (0) 2024.08.12
단풍잎 지다 | 이호준  (0) 2024.05.28
슬픔에게 빚지다 | 이호준  (0) 2024.05.28
나무 주막 | 이호준  (0) 2024.05.2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