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주막

                                      이호준

 

 

나무가 부지런히 허공에 길을 닦는 건

세상 등지고 떠나려는 게 아니다

집 없는 새들 부르려는 것이다

삭풍 사나운 길목에 주막집 지어

저물녘 쉴 곳 못 찾아 배회하는 새들 앉혀놓고

뜨끈한 국밥 한 그릇 먹이려는 것이다

봉놋방에 군불 지펴

고단한 날개 눅여 가게 하려는 것이다

 

나무가 겨울에도 잠들지 않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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