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쪽
말수가 적은 어린이는 '말하기'가 이닌 '듣기'로 대화한다는 것이다. 내가 말하느라 애쓴 동안 윤서는 듣느라 애썼을 것이다.
48쪽
어린이에게 친구는 더욱 절실하다. 그런데 어떤 어른들은 이 문제를 가벼이 여기는 것 같다. 어린이에게 있어 친구란 '만나는 노는 존재'라고 단순하게 생각해서일지 모르겠다.
(중략)
어른들은 경험으로 알고 있다. 어린 시절의 친구가 꼭 평생 친구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어린이의 친구 관계를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 것일까?
어린이에게 친구란 단순한 '놀이대상'이 아니다.
(중략)
다양한 감정과 생각을 친구와는 나눌 수 있다. 어린이가 '친구'와 놀고 싶은 건 그래서다.
122-123쪽
나는 평소에 어린이를 '미래의 희망' '꿈나무'로 부르는데 반대한다. 어린이의 오늘을 지우고 미래의 역할만을 강조하는 것 같아서다.
(중략)
어린이는 우리가 가장 가깝게 만날 수 있는 미래의 사람이다. 오늘의 어린이는 우리가 어릴 때 막연히 떠올렸던 그 미래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중략)
미래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 어린이다. 어린이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고, 어린이가 '나답게' 살 수 있게 격려하고 보호해야 한다.
217쪽
자연은 내 마음 따위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것이다. 다 잘 돌아가는데 내 자리만 없다는 생각에 무서울만큼 외로워진다.
슬픔의 핵심은 외로움이다. 누가 같이 있어주면 외로움은 덜어진다. 그렇게 슬픔을 이겨내는 한 걸음을 뗄 수 있다.
218쪽
슬픔은 실제로 있어서 한 번 생기면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슬픔을 둘이 나누면 두 조각이 되고, 또 나누너 네 조각이 되고, 그렇게 작아지다가 어느 만큼이 되면 이제 가지고 있을 만해지는 것이라고.
292쪽
동심은 찬미되는 만큼이나 무지하고 현실 감각이 없는 것, 철없는 생각으로 치부될 때가 많다. 어른이 되면서 잃어 버릴 수 밖에 없고, 잃어버려야 성숙해지는 무언가로.
293쪽
말장난 같지만 마음이 자란다는 것은 전 단계의 마음을 버리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동심원을 그리는 것이다. 어린이의 마음을 가장 안쪽에 두고, 차차 큰 원을 그려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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