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류시화
밤늦게까지 시를 읽었습니다
당신이 그 이유인 것 같아요
고독의 최소 단위는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사랑을 만난 후의 그리움에 비하면
이전의 감정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말도
시 아니면 당신에 대해 얘기할 곳이 없어
내 안에서 당신은 은유가 되고
한 번도 밑줄 긋지 않았던 문장이 되고
불면의 행바꿈이 됩니다.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당신을 알기 전에는
당신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알베르 카뮈가 시인 르네 샤르에게 보낸 편지의 한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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