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진 곳은 저절로 채워진다지만, 사실 그건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 누구는 노름에 빠지고 누구는 연애에 빠지는데, 빠지고 나면 그 자리는 낯선 것이 된다.. 처음처럼 되지 않는다. 요즘 나는 몸무게가 빠진다. 나도 납작해지고 있다. (빠지다 중 14쪽)

 

세상 사람들아, 여기가 바닥인 줄 알았더니, 아직도 더 내려가 땅속에 묻혀야, 그래야 진짜 사는 것 아닌가 싶소이다. 그러니 우릴 욕하지 마소. 애들한테 미안한데, 즈그들끼리, 그 어린것이 우찌 살아가것소 책임질 거 아니면, 그냥 우리 맘ㅇ을 좀 알아주시오. 우리에게 내일은 없겠지만, 환한 하늘나라는 있을 것이요(이후의 빛 중, 36~37쪽)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은 모두 얇아진다. 점점 얇아져 드디어 잊혀지는 것. 우리는 이미 그 너머까지 가본 적이 있다. 떠도는 영혼으로, 드디어 시간도 납작 엎드리고, 장소도 여기에서 거기로 옮겨갔고, 당신 눈에 푸른 물 자국이 남아 있다. 시리다.(우수아이아 중, 109-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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