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희의 연작 소설집

76년~78년까지 발표된 12편의 소설을 엮은 책이다.

1978년 초판본 이래 2007년 근 30년에 걸쳐서 백만 부를 돌파한 책이다.

이렇게 장기간에 걸쳐 백만 부 판매 기록을 또 있을까??

 

오래전에 읽은 것 같지만

영~ 줄거리가 생각나지 않아, 필독 도서에 포함해 놓았다가

얼마전 중고서점에서 득템!!

 

글들이 70년대의 시대상을 반영했기 때문일까?

우리 가족, 이웃의 자화상이 느껴져서 일까?

아리다..

 

<뫼비우스의 띠>

p29

우주는 무한하고 끝이 없어 내부와 외부를 구분할 수 없을 것 같다.

간단한 뫼비우으의 띠에 많은 진리가 숨어 있는 것이다.

내가 마지막 시간에 왜 굴뚝 이야기나 하고, 띠 이야기를 하는지 제군은 생각해 주리라 믿는다

차차 알게 되겠지만, 인간의 지식은 터무니 없이 간사한 역할을 맡을 때가 많다.

제군은 이제 대학에 가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제군은 결코 제군의 지식이 제군이 입을 이익에 맞추어 쓰여지는 일이 없도록 하라.

 

<칼날>

p 39

그녀는 새삼스럽게 자기 나이와 딸애의 나이를 생각해 본다. 같은 세상에 살면서

서로의 말을 못 알아 듣는 것은 생각의 차이 때문이다. 그녀는 슬퍼진다.

 

p40

아버지는 참 이 틈바구니에서 어떻게 잠을 주무실 수 있을까?

넌 아직 피로가 어떤 건지 모를 나이야

 

p56

신애는 인공 조명을 받고 있는 닭장 속의 닭들을 생각했다. 달걀 생산을 늘이기 위해

사유사들이 조명 장치를 해 놓은 사진을 어디에선가 보았었다.

닭장 속의 닭들이 겪는 끔찍한 시련을 난장이도, 저도, 함께 겪고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알을 낳은 닭과는 달리 난장이와 자기는 생리적인 리듬을 흩트려 놓고 고통을 줄 때

거기에 얼마나 적을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느 정도에서 병리 증상을 일으키게 될까 하는

실험용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생각뿐이었다.

 

<우주여행>

P73

너 도도새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니? 그 새는 날개를 사용하지 않았다구. 그래서 퇴화했어

나중에 날을 수가 없게 되어 멸종 당했어. 나는 그 도도새야 불쌍하지만 너도 그래

우린 중요한 것만 골라 배반하는 쓰레기들 속에서 살고 있어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70년대의 개발 바람과 함께 잠식되어 들어오는 자본의 힘, 그에 무너지는 인간

아픔, 서러움, 분노

 

p96

우리는 해치는 사람은 없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보호를 받고 있었다.

남아프리카의 어느 원주민들이 일정한 구역 안에서 보호를 받듯이 우리도 이질 집단으로서

보호를 받았다. 나는 이 구역 안에서 한 걸음도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p127

물,물, 어디를 보나 물뿐, 그러나 한 방울도 마실 수 없다.

배를 잃은 늙은 수부가 바당에 떠 있었다. 물 가운데서 그는 목말라 했다

밖에서 회색에 싸인 축소된 집과 축소된 식구들을 들여다 보고 늙은 수부를 생각했다.

그와 똑같았다.

 

<육교위에서>

p146

두 사람에게 이 사회는 괴물덩어리였다. 그것도 무서운 힘을 마음대로 휘두르는 괴물 덩어리였다.

 

p151

보이지 않는 힘이 평화로운 변화를 방해하고 있다.

 

p156

너는 아무리 좋은 사회가 이뤄진다고 해도 다음 대를 위해 비판과 저항은 잃지 말아야 된다고 썼었지

 

p158

동생의 아이들이 사진 속에서 웃고 있었다. 사람을 제일 약하게 하는 것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채 웃고 있었다.

 

<궤도 회전>

-김민기,양희은의 <작은연못> 가사 삽입

p172-173


<은강 노동 가족의 생계비>

p195

릴리푸트읍은 국제 난장이 마을이다.


p198

나는 생명처럼 추상적인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는 했다. 그것은 만질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는 것이었다. 


<잘못은 신에게도 있다>

p215. - 영국의 러다이트운동(기계파괴 운동)


p231

산업전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바로 저희 노동자들이에요. 다만 그 혜택을 우리에게도 돌려야 된다는 거죠

건강한 경제를 위해 왜 저희들은 약해져야 됩니까?


<클라인씨의 병>

p257

바다에서 제일 좋은 것은 바다 위를 걷는 거래. 그 다음으로 좋은 것은 자기 배로 바다를 항해하는 거지

그 다음은 바다를 바라보는 거야. 하나도 걱정할 게 없어

우리는 지금 바다에서 세번째로 좋은 일을 하고 있으니까


p262

이 병에서는 안이 곧 밖이고 밖이 곧 안입니다. 안팎이 없기 때문에 내부를 막았다고 할 수 없고, 

여기서는 갇힌다는 게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벽만 따라가면 밖으로 나갈 수 있죠.

따라서 이 세계에서는 갇혔다는 그 자체가 착각예요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

p282

인간을 위해 일한다면서 인간을 소외시켰어


<에필로그>

p305-306

제군과 나는 목적이 아니라 어느 틈에 수단이 되어 버렸다. 그 의도를 진작 알아차려야 했는데

제군은 대학에 가기 위해 나는 제군을 시험에 붙게 하기 위해 뛰다가 노골적인 의도들도 읽을 수가 없었다

우리는 너무 바쁘기만 했다. 그 동안 바빴던 것은 과연 우리의 가치를 위해서였을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