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7 1판 1쇄, 수오서재, 류시화엮음  ~20201030 讀
알라딘 예약구매본에 엮은이의 친필 서명

 

책 표지가 깔끔하다. 

무언가 묻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우리네 삶이 그렇게 순백이지만은 않지 않은가.

이 책은 여러 시인들의 시를 묶은 책이다. 

코로나 19에 신음하는 이들을 달래는 시(키티 오메라, '그리고 사람들은 집에 머물렀다'도 있고,

실언의 상처로 자살하려는 제자를 돌려 세운 시(골웨이 키넬, '기다려라')도 있다. 

삶을 내려 놓고 싶은 이에게 토닥거리며 힘을 주는 시(엘렌 바스, '중요한 것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냐며 질문 하는 시(하룬 야히아, '새와 나')

그 무엇보다 당신이 모든 것이라는 시(에린 핸슨, '아닌 것')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는 시(까비르, '잎사귀 하나')

어찌 할 바 모르는 이와 함께 더불어 이게 삶이라는 시(나오미 쉬하브 나이, '탑승구 A4')

특히나 2020년 의료진의 고마움이 하늘같은데 그 의료진에게 헌정된 시(마이클 로젠, '그 손이 이 손들이다')

하루 하루를 반성케 하는 시(마거릿 생스터, '하지 않은 죄')

부모님을 생각케 하는 시(에이미 네주쿠마타틸, '모기')

삶에 대한 모험과 열정을 노래한 시(도나 마르코바, '삶을 살지 않은 채로 죽지 않으리라')

모든 것이 삶의 순간이라는 시(다니카와 슌타로, '산다')

지금 옆에 있는 삶의 순간을 돌아보라는 시 (데이비드 L. 웨더포드, '더 느리게 춤추라')

 

화려하지 않지만,

귓가에 도란도란거리는 시들로

떨어져 뒹구는 낙엽도 포근해지는 마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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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

                        네이이라 와히드

 

흉터가 되라. 

어떤 것을 살아 낸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 (42쪽)

 

 

잎사귀 하나

 

                           까비르

 

잎사귀 하나, 바람에 날려

가지에서 떨어지며

나무에게 말하네.

'숲의 왕이여, 이제 가을이 와

나는떨어져 

당신에게서 멀어지네.'

 

나무가 대답하네

'사랑하는 잎사귀여,

그것이 세상의 방식이라네.

왔다가 가는 것.'

 

숨을 쉴 때마다

그대를 창조한 이의 이르을 기억하라.

그대 또한 언제 바람에 떨어질 지 알 수 없으니,

모든 호흡마다 그 순간을 살라.     (63쪽)

 

 

삶을 살지 않은 채로 죽지 않으리라

 

                                        도나 마르코바

 

나는 삶을 살지 않은 채로 죽지 않으리라

넘어지거나 불에 델까

두려워하며 살지는 않으리라

나는 나의 날들을 살기로 선택할 것이다. 

내 삶이 나를 더 많이 열게 하고,

스스로 덜 두려워하고

더 다가가기 쉽게 할 것이다. 

날개가 되고

빛이 되고 약속이 될 때까지

가슴을 자유롭게 하리라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상관하지 않으리라

씨앗으로 내게 온 것은

꽃이 되어 다음 사람에게로 가고

꽃으로 내게 온 것은 열매로 나아가는

그런 삶을 선택하리라.     (79쪽)

 

 

최고의 노래

                                 웬델 베리

 

모든 노래 중에서

최고의 노래는

고요 속에서 들리는

새소리.

하지만 먼저

그 고요를 들어야 한다.   (131쪽)

 

시를 읽는 것은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는 것이고, 세상을 경이롭게 여기는 것이며, 여러 색의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는 마음챙김의 소중한 도구이다. 카밧 진이 설명하듯이 '마음챙김'은 그냥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 미약한 숨소리일 뿐인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는 것, 주위에 있는 것 하나하낭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있는 그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무엇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그저 온전히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 두려움, 고통, 질병, 죽음, 전쟁, ㅈ연재해 등이 우리의 삶을 흔들 때 마음의 중심으로 돌아가려는 것은 도피가 아니다. 그것이 영성이다. (156-157쪽)

 

마야 안젤루는 "인생은 숨을 쉰 횟수가 아니라 숨 막힐 정도로 벅찬 순간을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로 평가된다."라고 말했다. (159쪽)

 

가슴은 문이 되어야 한다. 때로는 그 문 앞에 서서 '왜?'를 물을지라도 모든 순간을 기꺼이 초대할 수 있도록. 이유를 알 수 없다고 가슴의 문을 오래 닫아 두어서는 안 된다. 까비르가 노래했듯이. 모든 호흡마다 그 순간을 살아야 한다. 그것을 나는 '마음챙김'의 진정한 정의라고 이해한다.  (163쪽)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마지막 저서에 실린 문장으로 이 글을 맺는다. 

나는 삶을 사랑해.

비록

여기

이러한 

삶일지라도. (1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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