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01, 초판1쇄, 다시문학, 윤한로 

 

 

그의 시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우연히 그를 알게 되었고,

그가 시인으로 알려진 '분교마을의 봄'의 시를 접하고

그 울림으로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그에 대하여 잘 모르지만,

생활 속에 녹아 있는 언어들이 그를 대변하는 것 같다.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그냥 / ㅠㅠ / 돔부 / 퉤퉤

 

책 제목은 '물푸레'의 일부이다.(p.14)

 

가장 먼저 와 닿은 시는 '우리셋(p30-31)'이다.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게 만드는 우리의 일상이며

그런 일상을 꿈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이 절로 일어난다.

         "드디어 필름이 끊길 때까지

          얀마, 맥주에 소주 말아

         더 세게 한 잔 쨍그랑

         그러구러 나도 모르게 비스듬 까지니

         새끼 등에 업혀 오는 저번 밤은

         얼마나 행복했던가, 아아

         낡은 파카에 오리털 풀풀 날리던 추운 겨울"

 

그 누군가의 사정과 너무나 똑닮아서 이런 일들이 꽤 있구나 하는 공감대를 이끌어 준 시

'모세야, 우리 열공해서 인서울하자(p58-61)

지인의 아들도 사제 마지막 단계에서 접고, 일반 직장인이 되었으니....

         " 어려서부터 성인 사제가 되겠다고

           십 년도 넘게 미사하며 기도하던

          착한 모세,

          네가 어째서?

 

          ..................

         도대체 아빠는 나에 대해서 얼마나 알아요

         세상에나! 그렇구나 모세야

         네 말이 옳더구나 그러고 보니 그 동안 나는 너에 대해

         실은 아는 것 하나 없었구나

 

         .............

 

         음악!

         해라 까짓누무거 신부님 좀 안 되면 어떠리

         열공해서 인서울 좀 못하면 어떠리 "

 

귀촌에 대한 어렴풋한 낭만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귀촌에 대한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도 주위에서 종종 들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보다 환경변화에 지금까지의 자신의 삶과는 조금 다르게 살아가는 것을 인정해야 하므로....

그런 부분에서 '귀촌2(p.92-93)'은 같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담고 있는 듯 하다

        "털끝만큼이라도 거들먹거리지 않고

         요란 떨지 않고 특히

         몸에 너무 딱 맞는 옷 입지 않고

         될 수 있으면 풍덩하고 헐렁하게 걸치고

         언제 어데 누구한테나 허리 굽혀

         꼭꼭 먼저 인사 드리고

         내 나이 어린 줄 알고

         반말 써도 고까워하지 않고

         이분이 이렇게 하라면 이렇게 하고

         또 저분이 아니다 저렇게 하라면

         또 그렇게 하고"

 

아픔 중에 가장 큰 아픔이 무엇일까?육신의 아픔도 아픔이지만 마음으로 남아 있는 고통은 그 무엇으로도 치유되지 않으니...

그러한 아픔에는 시간이 약이라는 이야기 처럼...

'아 그렇구나 2020(p94-95)'은 아픔을 치유하는데는 시간과 함께함이라는 것을 알려 주는 듯 싶다.

        "보라, 사람이 아프니 다 아프다..

         ...............

         그러나 이 아픔 지나가면

         이 시간 이겨 내면 겪어 내면

 

         하늘도 돌아오고

         새도 나무도 바람도 구름도

 

         ................

 

         뻔뻔스럽던 나 또한 어디선가 돌아오고

         맑아져선

         진실해져선

         겸손해져선

          한껏 낮아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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