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옹 이야기 서화집 , 김주대 글그림, 한길사, 1판 1쇄, 2022.5.31, 예약선구매 2022.5.26
김주대시인은 페이스북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의 글이 재미있고,
그의 그림이 서정적이고 따뜻해서
항상 따봉을 눌러주고 있었다.
그러다 "꽃이 져도 오시라" 를 인천에서 2시간 걸려 25만원의 거금으로 구매를 했다.
살 때는 부담이.... 그러나 지금은 여러 지인과 돌려보고, 그 가치에 대한 칭찬을 내가 대신 듣고 있어
뿌듯하다..
언듯 소개되는 그림이 비슷한 그림들이 몇 있어서...
구매를 고민하다. 그래도 새로운 이야기가 있을거라 믿고 샀다.
역시, 선구매 잘했다. 토닥토닥
그의 이야기는 높지 않다. 고급지지도 않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는 지금의 이웃을 잘 모르는 시대에 옛 이웃을 불러내는 힘이 있고,
높지 않고, 고급지지 않으나, 살아가는 지혜와 철학을 슬금슬금 풀어내 읽히게 하는 힘이 있다.
이 책을 이제 다 읽었으니
시인님은 싫어 하겠지만, 지인들과 돌려 봐야겠다.
그래도 멀리 계신 한 분께는 선물로 보내드렸고, 책이 너무 좋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살짝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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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는 겸손하셨다. 삶을 배움으로 여기는 사람의 은은함이 아름다웠다. 시간을 들여 무엇을 이루는 것은 느린 것이 아니라 '아쌀한 것, 확실한 것'이었구나. 각도없이 살아온 나는 또 반성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칼의 철학, 49쪽)
손님을 다시 오게 만들면서도 인심과 배려에 인색하지 않은 아주머니의 지혜가 새삼스럽게 따스하게 느껴졌다. 따스한 지혜, 정이 담긴 지혜란 그런 것일까. 글에는 글을 쓴 사람이 들어 있고, 음식에는 음식을 만든 사람이 들어 있다. 아주머니의 말씀에는 아주머니의 인정과 배려와 지혜가 깃들어 있었다. (해장국집 산타클로스, 56쪽)
모름지기 모든 무슨 무슨 운동이나 활동도 그 사람이 좋아져야 더 많은 이들이 함께 한다고 본다. 운동은 기어코 사람에 대한 사랑일 것이므로 더욱 그렇다. 사람 냄새가 나는 운동, '사람 좋은 사람'의 느낌이 나는 운동, 모든 사회적 운동은 앞으로 몇 천년 동안도 그러할 것이다. (그리운 것들의 냄새, 86쪽)
지난 시절 앞뒤 없는 내게 [냄새]라는 시가 있었다 냄새, 미치도록 그리워하면 몸에서 그리운 것들의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술집 주인 여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했다.
"그래서 고양이한테서는 생선 냄새가 나는군요"
유추적 사고가 발달한 똑똑한 여자라고 칭찬해 주었다. (그리운 것들의 냄새, 90쪽)
"농사는 자연의 질서에 위배되는 거야. 자연의 질서를 위배해야 인간이 살아. 자연농법이라고 떠드는 건 다 사기야. 친 자연농법이 맞는 얘기지. 자연에, 거대질서에 좀 빌붙어 사는거야. 자연농법은 없고 자연에 가까운, 자연과 비슷한 농법이 있다는 거야. 그게 친자연농법이지. 작물이 원하는 걸 줄 수 있다면 대규모 재배도 가능해. 그래서 마누라님이 시장에 가서 생선 대가리를 사와서 자두한테 주고, 고추한테 주고 채소한테 주는 거지. 주대야, 근데 너 그림 그릴때 관람객 생각하고 그리냐? 아니잖아. 근데 나는 소비자 생각하면서 농사 지어. 그게 너하고 나하고의 차이야(너와 나의 차이 103-104쪽)
'너의 삶은 얼마냐?' 하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나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너와 나의 차이, 104쪽)
쇤네 근성은 소인네 근성 혹은 머슴 근성을 말한다. 노예 근성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 자신을 한없이 낮추며 상대의 비위를 맞추려는 태도를 말한다. 이런 근성을 가진 사람은 웬만해서 상대에게 싫은 소리를 못 하고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다. 다만 천한 비유이지만 한 번 화를 내면 식칼과 도끼를 든다. (양심을 찍어내는 도끼, 119쪽)
"거 봐요. 뭐든 하려고 하면 다 되는 거지요."
가장 허름한 철물점에 내려오신 구세주는 오늘도 씩씩 웃으며 '조금만 남는 장사'를 하고 계셨다. (조금만 남는 장사, 126쪽)
소크라테스는 말한다.
"어려서는 겸손하며, 젊어서는 온화해지고, 장년에 공정해져라. 그리고 늙어서는 신중해져라." (나훈아와 너훈아, 130쪽)
단호히 거절하고 기사를 돌려 보냈다.
맘이 약해 거절하지 못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 때로는 단호하게 거절해 서로 불편한 맘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카센터 호구 사장님, 154쪽)
스님은 짧게 대답하셨다. 치받아 올라가는 봄이 궁금했다.
"거~ 참 짧게 답하지 마시고 좀 길게 말씀해 보세요"
"이눔아, 겨울은 높은데서 내리누르며 오지만, 봄는 낮은데서부터 치받아 올라가며 온다. 인간의 봄도 그렇고" (치받아 올라가는 봄, 161쪽)
"저 정상을 봐라. 멋지기는 하지만 춥다. 봄이 치받아 올라가지 않으면 바람과 뾰족한 생명만 살지 부드럽고 둥근 생명은 살지 못한다. 너무 높은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 주장이다. 태어남이 이미 어떤 주장이기는 해도 너무 높은 정의는 광고다. 적절한 놓이가 풍요롭다. 낮은 데는 더 없이 많은 꽃이 핀다. 그런 걸 아름다움이라고 한다" (치받아 올라가는 봄, 166쪽)
"높은 정의에는 긍정적인 것도 있고 부정적인 것도 있으니 알아서 잘 생각해봐라. 이 시대의 나은 정의는 광범위한 정의이고, 꽃이 피는 정의다. 투표가 그런 정의다."(치받아 올라가는 봄, 166~167쪽)
나이 든 몸과 정신은 비좁다. 나도 마찬가지다. 보고들은 것과 시간이 많이 쌓여 있기(수축, 주름)때문이다. 새로운 시간이 쌓일 틈이 적다. 새로운 시간은 빈 곳 많은 허술한 젊은이들에게 양보해야 한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움과 낡음의 문제다(밤하늘의 별이 많은 이유, 175쪽)
"아냐, 파도가 있어야 바다가 싱싱해져. 움직여야 안 썩어. 산소를 잡아서 바닷속으로 가져가는 게 파도야. 싸우는 것도 나쁘지도 않지."(사람은 정으로 산다, 231쪽)
돌아갈 수 없다고 해도 우리는 늘 존재의 근원을 향해 모가지를 길게 빼고 있다. 모가지를 길게 뺀 사람들은 서로를 알아본다. 그 눈치로 모르는 사람끼리 만나 한강 하류에서 낮술을 함께 마실 수 있다. 인간적이라는 말은 낮술에서 시작되었다. (알뜰한 당신과 낮술, 2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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