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사랑의 실험
<로렌스 애니웨이>의 로렌스와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아델의 경우
35쪽
우리가 특정한 존재에게 짧은 이름을 붙이려고 하면 할수록 우리는 더 많이 폭력적인 존재가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세상의 종말보다 더 끔찍한 것
불안의 영화 <테이크 셸터>가 선택한 결말에 대한 한 생각
115쪽
낙관적 다짐('되어야 한다')이 강박적 불안('될 수 있을까?')을 통제할 수 없게 되면 그것은 병리적이다.
117쪽
말년의 프로이트는 인간이 행복하기보다는 불행해지는 데 더 많은 재능을 타고났다는 사실을 착잡하게 인정ㅇ해야만 했다. "인간을 행복하게 하려는 의도는 '천지창조'의 계획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문명속의 불만, 1930, 2장) 세 종류의 고통이 우리를 지속적으로 위협하기 때문이라는 것. 자주 고장 나고 결국 썩어 없어질 '육체' 무자비한 파괴력으로 우리를 덮치는 '세계' 그리고 앞의 두 요소 못지않게 숙명적이라 해야 할 고통을 안겨주는 '타인'이 그것이다.
진실과 대면해야 한다는 고요한 단언
<청포도 사탕:17년 전의 약속>이 상처와 성장에 대해 물은 것과 답한 것
146쪽
프로이트의 개념 중에 '덥개기억(Deckerinnerung)'이라는 것이 있다. decke(덮개) 와 erinnerung(기억)의 합성어로 '어떤 중요한 기억을 덮기 위한 사소한 기억'을 뜻한다.
잊고 싶은 일을 까맣게 잊어버리기도 한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 '잊고 싶은 일'이라는 것이 미처 정산이 끝나지 않은 채로 버려진 진실이라면 그것은 언젠가는 다시 되돌아와서 계산을 끝내려 든다. 그것은 두려운 일이다. 소위 '억압된 것의 귀환'이다.
황홀한 리비도의 시
<스토커>의 근본 은유를 찾아서
176
지상의 부조리를 지켜보면서 '우는 천사'와 '웃는 악마'가 서로 다른 만큼, 다르다. 나는 천사의 펴도 악마의 편도 아니다. 천사의 울음과 악마의 웃음을 모두 무능한 신에 대한 항의로 간주할 수 있다면 이 둘은 대등하게 옳다. 그리고 이것은 세상의 부조리 앞에서 정직하기를 원하는 예술가들이 택할 수 있는 두 개의 다른 태도일 것이다.
태어나라, 의미없이?
<그래비티>, 허무주의자들을 위한 스페이스 시뮬레이션
206쪽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은 특정한 '인물(성격0'이 특정한 '상황'에 던져졌을 때 어떤 특정한 '선택'을 하는지를 지켜보는 작업"이다.
211쪽
프로이트식으로 말하면 매트는 '죽음 충동'을 진압하기 위해 등장한 '삶충동'의 현현인 셈이다. 아시다시피, 프로이트의 최종 2우너론에 따르면, 죽음충동은 유기체로서의 인간을 탄생 이전 무기체적 상태의 평온함으로 되돌아가게끔 유도하는 힘이고, 삶충동은 유기체로서의 인간이 자기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즉, 성욕과 사랑과 결속과 연대의 방향으로) 나아가게끔 유도하는 힘이다.
자신이 주인이라고 착각하는 노예들에게
스티브 매퀸의 '삶의 의미' 3부작의 마지막편 <노예 12년>에 대하여
216쪽
스티브 매퀸 감독은 긴 수상 소감의 끝에 "이것이 마지막 말"이라며 주의를 집중시킨 후 이렇게 덧붙였다. "솔로몬 노섭이 남긴 가장 중요한 유산은 인간은 누구나 단순히 생존하는(survive)것 말고 살아갈(live) 권리가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딕테 | 차학경 (0) | 2025.01.20 |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 한강 (1) | 2025.01.20 |
너에게 들려주는 단단한 말 | 김종원 (1) | 2024.12.19 |
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슈테판 츠바이크 (0) | 2024.12.19 |
소년이 온다 | 한강 (2) | 2024.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