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원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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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에서 | 최영미  (0) 2025.01.24

초판 120쇄 2024.7.29

 

필사책인 줄 모르고...ㅎ

 

몇 편의 고운 시들을 얻었다.

그리고, 또 몇 편의 마음들을 이해했다. 

 

 

선운사에서 - 최영미

푸른밤 - 나희덕

조용한 일 - 김사인

수선화에게 - 정호승

달같이 - 윤동주

그 사람에게 - 신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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