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장미]
중요한 점은 빵이 없는 장미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199쪽)
어쩌란 말인가?
없는 빵을 만들어 내야 하기 위해서 살아내고 있는 인생들에게
장미도 있어야 한다고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너무나 가혹하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자각하자는 말이다.
자각! 너도 나도 우리 모두가 그러할 때
비로소 빵과 장미는 같이 있을 수 있는 한 물꼬가 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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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는 부당한 현실에 대해 느끼는 정당한 감정인데, 다른 곤충들은 왜 분노하지 않을까? 먹고 살기 급급한 상황에서는 분노라는 감정도 사치인 것일까?(93쪽)
두려움과 공포는 눈을 멀게 하여 진실을 볼 수 없게 만든다. 딱정벌레들은 그동안 곤충들 위에 군림하면서 이헌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이용해 왔다.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어느 날 밤, 이상마을의 동쪽 동네에 개구리 떼가 나타나 주민들을 마구 잡아먹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동안 개구리가 한두 마리씩 나타나 습격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이렇게 수십 마리의 개구리가 한꺼번에 마을을 휩쓴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서쪽 동네 주민들은 자기 동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만 생각했다. (124쪽)
마중이도 배고픔 앞에서는 말할 자유가 그림의 떡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표현의 자유는 가진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여유이다.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곤충은 말할 자유가 주어져도 말할 수 없기에 오히려 굴욕감만을 느낄 뿐이다. (131쪽)
우리 집달팽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집을 짓고, 키우는 게 유일한 목적인 삶을 살고 있어요. 집과 함께 태어나서 집을 키우기 위해 살다가, 이 집이 없어지면 죽는 거죠. 집을 열심히 만들었으니 안전할 권리가 있지만, 때로는 이 집이 부담스럽기도 해요(139쪽)
생각해 보니 느~린 마을에서 곤충들이 행복했던 이유는 사방에 널린 풍부한 먹거리 덕분이었다. 풀, 과일, 나무는 어는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모두의 것이었다 무엇보다 누구나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준 바오밥나무의 역할이 컸다. 바오밥나무는 곤충들이 쉬고 놀고, 생각할 수 있는 모두의 지비었다. 생각은 휴식ㅇ에서 나오고, 휴식은 먹을거리와 집이 있을 때 가능하다.
마중이는 드디어 자신이 원하던 답을 찬았다고 생각했다.
"그래, 바로 이거야" (149쪽)
'강자의 힘은 약자의 두려움과 분열에서 나온다'(163쪽)
"너는 우정 속에서 아프기도 했지만, 그만큼 많이 성장했단다. 우정은 삶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보물이거든. 그리고 잊지 마렴. 네 친구들은 아직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는 사실을 말이야."
"...."
"사실 이상마을에서 나는 늘 혼자였단다. 혼자 분노하고 혼자 절망했지. 그런데 마중이 너는 나와 달리 목요클럽이라는 동료들이 있잖아. 그래서 네가 강한 존재라는 거란다"(186-187쪽)
[이상이 일상이 되도록 상상하라 : 민달팽이의 인권 분투기]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론에 기반하고 있다. 그는 인간이 행복해지려면 자신만이 가진 고유의 탁월성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우정과 좋은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우정 네가지 요소 :호의, 평등한관계, 소금 한가마니, 좋은 공동체 형성 지향
(192-193쪽)
그렇다면 권리란 무엇인가? 권리는 '빵'과 '장미'로 상진된다. 빵은 생존에 필수적인 의식주를 의미한다.
(중략)
그렇다면 장미는 무엇인가? 제임스 오펜하임은 시 [빵과 장미]에서 인간은 생존을 위한 빵 뿐만 아니라 예술, 사랑, 아름다움 등의 장미가 있어야 완성되는 존재라고 말한다. 이때 장미는 인간의 존엄, 품위, 인정, 존중 등의 실존과 연관되어 있다. 생각하고 말할 권리인 자유권은 장미를 위해 보장되어야 하는 할 필수적인 권리이다.
중요한 점은 빵이 없는 장미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197-198쪽)
이 책은 느~린 마을을 자연상태로 설정했다.. 그리고 곤충이 유충일 때는 자연에서 제공하는 풍부한 먹이를 먹느라 싸울 일이 전혀 없다고 보았다. 서로 싸우지 않기 때문에 유충들은 하나인 것처럼 보이고, 깊은 우정을 나누는 것처럼 보인다고 가정했다. 하지만 사실 이곳은 규칙도, 법도, 국가도 없기 때문에 불안정하다. 평화스럽지만 잠재적인 긴장상태이다. 루소는 자연상태를 넘어 문명이 발전한 사회상태가 되면, 더 많은 재산을 각거나 남보다 나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229-230쪽)
그래서 갈등상태인 이상마을에서 느~린 마을을 이상향으로 착각하고 늘 그리워했다. 이에 대해 보라 아저씨는 말한다.
"네가 어린 시절에 지냈던 그 마을을 이상적으로 기억하고 있을 뿐, 느~린 마을도 이상마을과 다를게 없는 보통 마을이란다. 나도 지난번에 느~린 마을에 가서야 그걸 깨달았단다. 지금 네가 그곳에 가면 상처만 더 받을거야"(231쪽)
이상마을은 모두가 함께 소유했던 땅을 소수가 내 땅이라고 울타리를 치고 난 이후 불평등이 일상화된 사회이다, 누군가는 죽도록 일만 해야 하고, 때로 그 과정에서 죽기도 한다. 반면 누군가는 일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것을 소유하고 누린다. 우화에서 이상마을 표현한 '악마의 맷돌'은 정치 경제학자인 칼 폴라니가 [거대한 전환]에서 제시한 개념으로, 맷돌에 곡식을 넣고 갈 듯이 자본주의는 인간을 넣고 갈아서 굴러가는 시스템이라는 비판이 담겨 있다(231쪽)
능력주의(meritocracy)의 어원은 마이클 영의 저서 [능력주의]이다. 1958년에 출간된 이 책의 부제는 '2034년 평등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엘리트 계급의 세습 이야기'이다. 지능과 노력이 곧 능력이 되는 능력 중심의 사회가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믿었으나, 사실 능력 중심의 사회는 엘리트 계급의 세습을 정당화화는 사회였다. 마이클 샌델은 저서 [공정하다는 착각
]에서 능력주의가 공정하다는 것은 착각이라고 비판했다. 왜냐하면 능력도 사실은 타고난 운, 특히 부모의 재력에 기반하기 때문이다(237쪽)
"잡초는 아직 그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식물'이라는 철학자 랠프 왈도 에머슨의 말에서 드러나듯 인간은 식물도 제멋대로 분류하고 있다. 모든 식물은 생명체로 존중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편의에 따라 특정 식물을 잡초로 규 정하고 죽인다. 이처럼 인간은 자신의 편의대로 생물 다양성을 해쳐왔고, 결국 이것은 독이 되어 다시 인간에게로 향하고 있다. (247쪽)
한나 아렌트는 저서 [에류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악의 평범성, 즉 평범한 사람이 아무 생각이 없을 때 악이 만들어진다고 주장하다. 여기서 두번째 질문이 생긴다. 과연 아이히만을 미롯한 당시 독일 전범들은 히틀러의 잘못을 몰랐을까? 아우슈비츠 수용자 생존자인 프리모 레비는 저서 [이것이 인간인가]에서 고의적인 태만함에 대해 지적한다. 즉 '사람들이 알려고 했으면 알 수 있었으나 모르는 척 하고 싶었기 때문에 몰랐다'는 것이다.
침북의 문화, 자유의 공포, 악의 평범성, 고의적인 태만함등의 담론은 부당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분노하지 못하는 억눌린 사람들을 보여준다. (265-2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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